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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Shows

티빙 <여고추리반> 리뷰: 개성 강한 주인공들과 학교에 숨겨진 비밀 밝혀내기

by Doolim 2022. 2. 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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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머더빌> 리뷰나 최근의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에 대한 리뷰에서도 눈치챘겠지만 나는 추리물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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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물론 드라마나 영화도 좋지만, 실제 인물들이 직접 시청자와 비슷한 수준의 단서를 가지고 진행하는 추리형 예능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예능에서는 배우들이나 출연진의 실제 감정선과 리액션을 담아낼 수 있다보니(물론 조작이라거나, 결국은 다 연기고 제작진이 지도하는 대로 행동하는 게 아니냐 하는 의문은 항상 있지만) 오히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현장감이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넷플릭스의 <머더빌>은 안 그래도 귀한 추리예능의 새로운 형태의 시도여서 무척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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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OTT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알테지만, 의외로 한국에 수입되는 외국 예능 중에는 추리예능이 그다지 많지 않다.  원래가 그런 류의 예능이 외국에선 별로 인기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물론 한국에서도 마이너한 분야긴 하다), 아무래도 룰을 번역하고 설명하기가 복잡해서 수입 난이도가 높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자체생산되는 추리예능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대탈출> 같은 작품도 벌써 시즌 4를 마쳤고, <크라임씬>도 어떻게어떻게 시즌 3까지 마친 후 중국으로 포맷 수출까지 했다.  

 

게다가 오늘 리뷰할 작품은, 대탈출 외에 정통 추리 예능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한국의 예능씬에 단비같은 작품으로서 향후 비슷한 포맷의 작품들이 더 나올 수 있도록 훌륭하게 길을 닦아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이름은, 바로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 이다.

 

* 참고로 본 작의 연출자인 정종연 PD는 tvN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예능 <더 지니어스>와 아까 언급한 <대탈출>의 연출자이기도 하다.

 

 

여고추리반 시즌 1 줄거리

 

 

여고추리반은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5인방이 매 시즌마다 다른 여자 고등학교에 전학을 가게 되고, 뭔가 수상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듯한 학교의 비밀에 점차 가까워지는 전개과정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학교이자 여고추리반 시즌1의 무대가 되는 새라여고.

새라여고에 도착한 이들은 학교의 학생들이 전부 S반이라고 칭해지는 엘리트 반으로 들어가게 위해 공부에만 목메고 있으며, S반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 외에는 아무 데에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걸 알게 된다.

 

선생님들 역시 학생들을 S반에 넣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처음에는 교무실에서 사라진 피자의 행방을 좇고, 추리반의 입단 퀴즈를 푸는 등 가벼운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추리반은 교내에서 선생님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그런데 이내 추리반의 학생들은 이 학교가 단지 학생들을 엘리트로 키워내는 것 외에도 더 큰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되고, 그 과정에서 끔찍한 사건들까지 목도하게 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던 추리반은 마침내 유일한 조력자인 추리반 담임선생님의 도움과 함께 사건의 핵심에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여고추리반 시즌 2 줄거리

 

 

지난 시즌에서 추리반이 사건의 핵심에 다가간 결과 새라여고는 사실상 공중분해(?)되어 버렸고, 추리반 5인방은 다음 학교인 태평여고로 강제전학오게 된다.

첫인상부터 무척이나 차갑고 폐쇄적이적었던 새라여고의 학생들과는 달리 전학생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태평여고의 아이들. 

 

그러나 학교에 안심하고 적응하는 것도 잠시, 추리반 5인방은 학교에 추리반이 1명밖에 남지 않아 거의 폐부 위기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누군가가 학교 복도에 전시된 설립자의 초상에 끊임없이 낙서를 해 교감선생님도 극대노해 범인을 잡으려고 벼르고 있는 상황.

 

추리반은 자연스럽게 낙서를 한 범인을 찾는 조사에 착수함과 동시에 1명 남은 추리반 학생을 설득해 추리반 활동을 이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추리반 학생이었던 1학년 공예림은 그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급한 약속이 있다며 사라지고, 평안한 듯 보였던 태평여고에도 무시무시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학생들만으로 이뤄진 '비밀 커뮤니티'인 급식창고는 새로 학교에 들어선 낯선 전학생들을 계속해서 경계하면서 그들에게 배타적인 모습을 보인다.

과연 추리반은 학생들의 신뢰를 얻어내면서 태평여고와 태평여고를 둘러싼 10년 전 사고의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까?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특징

 

여고추리반은 같은 PD가 연출한 <대탈출>처럼, 일종의 방탈출 게임과 같은 형식으로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제작진이 등교시 아예 특정한 미션을 주거나, 지난 날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추리반이 단서를 풀면 그에 대해 새로운 증언이 제시되거나, 또다른 후속 단서가 나타나는 식이다.

 

그 안에서 추리반은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고, 조력자에게 연락해 정보를 얻거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시즌 2부터는 별도로 '용돈' 개념도 생겨 학교 매점에서 간식을 사 먹을 수도 있게 되었다. 시즌 1에서는 학교 내에서 돈을 쓴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에 그냥 그때그때 '외상으로 먹는다'는 설정만 있었고, 매점도 상설이 아니었다.

다만, <대탈출>과 비교되는 점이 있다면, 대탈출에서는 매 에피소드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제시되고, 탈출을 하는 멤버들 본인에게는 어떠한 역할도 부여되지 않는 점과 다르게 <여고추리반>에서는 추리반이 그 학교의 학생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단서를 찾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예능과 드라마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시즌 2로 오면서 여고추리반은 지난 시즌보다 스토리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시즌 1에서는 '공부밖에 모르는 학생들과 선생들'이라는 설정으로, 사실상 주요 배역들 외에는 추리반이 학생들이나 선생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거의 차단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즌 2에서는 사건 해결과 별다른 상관이 없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며, 그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힌트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시즌 2에 추가된 용승남 PD는 학교의 비밀에 관심이 많은 외부인으로서 문자와 통화를 통해 연락할 수 있고, 그렇게 연락을 하면 쓸만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다만, 이로 인해 사실 추리반이 별다른 노력 없이 용승남 PD가 조사하고 있던 건이라면 무엇이든 물어봐서 추가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굉장히 용이해져 다소 편의주의적인 설정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은 기존의 추리예능들이 가졌던 서사성의 결핍이라는 한계를 보완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른 추리예능의 경우 대부분 한 화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출연진 본인은 따로 배역을 맡지 않거나 매 화마다 배역이 바뀌는 구성이어서 장편의 호흡을 가져가기 어려웠던 반면, 여고추리반은 거의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장편 호흡의 스토리텔링이 있는 예능으로서 추리게임의 요소까지 가미된 독특한 예능이다.

 

물론, 중간중간에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스케어나 스릴러적 요소도 다수 존재해 심약한 시청자가 마냥 즐겁게만 볼 수 없는 예능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와 예능 그 가운데의 어느 경계점에 서 있는 이 프로그램을 놓치는 건 무척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본 작품은 티빙 오리지널이어서 티빙에서만 볼 수 있고, 심지어 tvN 채널에서도 볼 수 없다.

 

시즌 1은 한 화가 3-40분 수준이지만 16화 구성이고 시즌 2는 한 화당 1시간 구성인 대신 8화인데, 개인적으로는 거의 드라마에 가까운 서사 구조를 표방하는 예능인 만큼 현재의 1화당 1시간 구성이 더 나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티빙에서는 예능으로서는 특이하게도 출연진의 코멘터리 영상까지 볼 수 있으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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