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이어, 케네스 브래너의 에르큘 포와로가 다시 한 번 그 회색의 뇌세포를 움직인다.
이번의 배경은 눈 내려 갇힌 열차는 아니지만,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나일 강 위의 호화 유람선.
그 밀폐된 장소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탐정 에르큘 포와로와 그의 친구 부크는 다시 한 번 이집트에서 만나 승객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범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 참고로 이 영화의 결말 부분이 뭔가 여운이 많이 남아서 쿠키가 있나 싶으신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쿠키같은 건 없다...
영화 기본정보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케네스 브래너, 갤 가돗, 아미 해머, 에마 매키, 레티샤 라이트, 로즈 레슬리, 아네트 베닝
개봉시기: 국내개봉은 2022. 2. 9 (실제로는 2020년경 개봉)
러닝타임: 126분
볼 수 있는 곳: 현재 영화관 상영 중이고(2022. 2. 13), 20세기폭스 작품이어서 높은 확률로 곧 디즈니플러스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참고로 전작인 오리엔트 특급살인 역시 현재 디즈니플러스 독점작이다)
나일 강의 죽음 줄거리
이집트의 한 주점에 들러 여느 때와 같이 깐깐한 식사를 시작하는 에르큘 포와로.
그러나 그의 눈은 날카롭게 주점 안의 여러 사람들을 차례대로 훑고 있다.
먼저 클럽의 가수인 살로메 오터본과 그녀의 조카이자 매니저인 로잘리 오터본(레티샤 라이트 분).
가는 곳마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이끌고 다니는 대부호의 상속인 르넷(갤 가돗 분).
그리고 르넷의 친구인 재클린(에마 맥키 분)과 재클린의 약혼자인 사이몬 도일(아미 해머 분).
그로부터 약 6주 후, 이집트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우연히 일전 사건을 함께 해결했던 부크와 그녀의 어머니 유피미아 부크(아네트 배닝 분)를 만나게 된 포와로.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포와로는 르넷의 결혼식 파티에 초대받게 되는데, 르넷의 결혼 상대는 다름 아닌 6주 전까지만 해도 재클린의 약혼자였던 사이몬 도일이었다!
사랑이란 참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젓는 포와로.
그런데 결혼식 파티에 사이몬의 전 약혼자인 재클린이 등장하고, 분위기는 점차 어둡게 가라앉기 시작한다.
재클린이 찜찜하지만, 신혼여행을 위해 나일 강 유람선을 대절하고 재클린을 제외한 친척, 친구들과 함께 유람선에 올라탄 르네와 사이몬 부부.
재클린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는 르넷의 요청에 따라 얼떨결에 유람선까지 따라온 포와로는, 떠들썩한 연회의 다음 날 다시 한 번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그를 초대한 사람이자 연회의 주인인 신부 르넷이 자신의 방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것이다.
나일 강의 죽음 결말
주의: 이 부분 스포일러는 최종 범인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음.
수사를 시작하며 탐문을 개시하는 포와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사후에 유람선에 올라탄 재클린이었지만, 그녀는 전날 사이몬과 언쟁 끝에 사이몬의 다리에 총을 쏜 후 모르핀을 맞은 채 범행시간에 자고만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포와로는 그 외 다른 사람들을 심문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모든 친구들과 친척들이 사실은 작든 크든 르넷에게 원한을 품고 있거나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다는 점 외에는 특별한 소득이 없다.
그러던 와중, 유람선 근처 강의 밑바닥에서 흉기였던 22구경 총기와 르넷의 값비싼 목걸이가 발견되고, 르넷의 하녀였던 루이즈(로즈 레슬리 분)가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그 증거품들을 보고 포와로는 그동안 수사를 도와주던 부크를 몰아붙히며, 로잘리와의 결혼을 위해 목걸이를 훔친 것이 부크가 아니냐고 추궁한다.
부크가 어쩔 수 없이 절도를 인정하면서, 자신이 그 과정에서 본 범인의 정체를 말하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어두운 벽 뒤에 숨어 그를 저격한다.
이내 시체는 3구로 늘어나고, 에르큘 포와로는 분노에 휩싸여 관계자들을 모두 유람선의 홀 위로 불러모은다.
그가 지목한 범인은 바로 재클린과 사이몬이었다.
재클린을 사랑하고 있지만 르넷의 부를 원하던 사이몬을 위해 재클린이 계획을 짜낸 것이었다.
즉, 언쟁을 벌이는 척 하면서 재클린이 사이몬에게 공포탄을 쏘고, 사이몬이 총을 맞은 척 하는 동안 주위 사람들이 의사를 부르러 가게끔 해서 잠시 동안 혼자 행동할 시간을 번 뒤, 사이몬이 르넷의 침실로 뛰어가 그녀를 살해한 후 다시 언쟁이 벌어졌던 장소로 돌아오고는 자신이 스스로 다리에 총을 쏴서 트릭을 완성했다.
사이몬은 그렇게 르넷을 살해한 뒤 그녀의 상속인으로서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후, 다시 재키에게 돌아갈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범인으로 몰아붙혀진 둘은 사랑으로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다짐하며 포옹하지만, 재클린은 그렇게 그를 안은 채로 그의 가슴에 총을 쏴 동반자살한다.
나일 강의 죽음 평점
나일 강의 죽음은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마찬가지로 아가사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에르큘 포와로가 다시 한 번 늙고 지친 명탐정으로 등장한다.
나일 강의 죽음은 초반에 에르큘 포와로가 사랑했던 과거의 연인에 대한 정보와, 그가 콧수염에 집착하는 이유를 짤막하게 공개하면서 포와로라는 인물에 보다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나름의 생동성을 부여 받은 포와로는, 단지 회색의 뇌세포만을 바삐 움직이는 괴팍한 신사가 아닌 상처 받고 무뎌진 '인간'의 모습으로 본작에 모습을 드러낸다. 단지 '탐정'으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던 전작과는 달리, 본작은 포와로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감정선에 좀더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야기의 트릭은 원작 소설을 보지 않았더라도 어느 정도 쉽게 추리해낼 수 있는 편이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명배우들의 호연과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의 긴박감으로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는 그렇게 좁은 공간을 꽉 메우는 불길한 기운과 순진한 상속녀 르넷을 향하는 끝없는 악의들 가운데서, 차근차근 결말의 비극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전작의 사건이 차갑게 내려앉은 무거운 정의라면, 본작의 사건은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이다.
로튼 토마토 평점은 전작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왓챠에서의 평점은 전작의 그것보다 오히려 약간 낮다.
개인적으로는 트릭의 측면에서는 전작이 더 뛰어났지만,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는 본작이 더 높았다고 생각한다.
전작 오리엔트 특급살인이 마음에 들었다면 ★★★★. 이 영화에서 에르큘 포와로의 그 다음 사건 해결은 물론, 케네스 브래너가 만들어낸 에르큘 포와로라는 탐정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 드라마의 결말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갤 가돗의 팬이라면 ★★★★. 그냥 갤 가돗이 이쁘게 나온다. 물론 캐릭터 자체는 비호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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