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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오리엔트 특급살인> 줄거리, 결말, 평점: 비극적 살인을 향해 달려가는 정통파 미스터리

by Doolim 2022. 2. 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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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추리소설의 거장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오리엔트 특급살인이 영화화된다.  처음 그 소식이 들려왔을 때 일부는 기대에 부풀었고, 일부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위대한 원작은 대개 실망스러운 파생작품을 낳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영화화했던 1974년판 기존 작품이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든 상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만약 잘 만들면 기껏해야 이미 뛰어난 영화였던 기존 작품을 답습했다는 평이나 들을 것이고, 못 만든다면 기존 작품과 비교되어 이럴 거면 뭐하러 만들었냐는 조롱이나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기존 작품의 출연진도 숀 코네리, 잉그리드 버그만, 알버트 피니 등 어마어마하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포와로는 시리아에서 영국군대 내부 사건을 해결하고 이스탄불에 들러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타게 된다. ...

movie.naver.com

 

그러나 뛰어난 감독이자 배우인 케네스 브래너의 손에서, 고전은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그것도 이미 '관객은 정통파 추리물 따위 아무도 원하지 않아'라고 외치는 듯한 2017년의 영화계에서 말이다.

 

영화 기본정보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케네스 브래너, 페넬로페 크루즈, 미셸 파이퍼, 조시 개드, 윌렘 데포, 주디 덴치, 데이지 리들리, 조니 뎁

개봉시기: 2017년

러닝타임: 1시간 54분

볼 수 있는 곳: 디즈니플러스(20세기 폭스 작품이라 디즈니플러스 독점이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줄거리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급한 사건을 해결하러 가기 위해 오랜 친구인 한량 부크(톰 베이트먼 분)와 함께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그렇게 올라탄 열차 안에서 포와로는 라쳇(조니 뎁 분)이라는 어딘지 미심쩍은 사업가와 만나게 되고, 라쳇은 이름난 명탐정인 그에게 자신이 이탈리아 마피아에게 사기를 치는 바람에 쫓기고 있다며 자신의 신변을 보호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포와로는 일언지하에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리고 열차에 속속들이 자신의 사연을 가진 듯한 인물들이 올라타고, 속을 알 수 없는 승객들을 태운 채 순조롭게 목적지를 향해 달리던 열차는 산사태로 인해 멈춰서게 된다.

멈춰선 열차 안에서 당혹스러워하던 승객들은 또 하나 당혹스러운 사실을 발견한다.

 

라쳇이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결말

 

주의: 범인이 누구이고, 왜 그랬는지를 찾는 정통파 후더닛(whodunit) 추리물인 이 영화는 (물론 다른 모든 영화도 다 그렇긴 하지만)결말의 반전을 알게 될 경우 재미가 심각하게 반감된다.  영화를 볼 생각이 없거나 스포일러당해도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자신이 있는 사람들만 결말을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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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와로는 어차피 열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경찰이 범인을 잡을테니 굳이 자신이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차장이자 친구인 부크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 탐문을 시작한다.

 

승객들을 하나하나 불러 의심스러운 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는 에르큘 포와로.  

그러나 승객들은 서로를 의심스럽다며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지목된 용의자들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내세우면서 그의 수사에 혼선만을 더한다.

그렇게 승객들을 불러 하나씩 조사하던 중, 포와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던 그들이 사실은 하나의 사건과 모두 관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2년 전 카세티라는 악독한 아동납치범에 의해 딸을 잃은 '암스트롱' 일가의 사건이었다.

납치범에게 딸을 잃은 암스트롱 부부는 차례로 실의 속에 사망하였고, 납치범인 카세티의 행방은 그 후 묘연했다.

 

 에르큘 포와로는 '라쳇'이 사실은 카세티였다는 점을 밝혀내고, 이 열차에서 카세티와 같은 구간의 차량을 이용했던 용의자 전부가 암스트롱 일가의 가족이거나, 죽은 아이의 가정교사였거나, 암스트롱 부부를 은인으로 모시는 사람이거나, 납치범 체포에 실패했던 경찰이었다는 등 모두가 암스트롱 사건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추리해낸다.

 

 마지막 순간.

 

에르큘 포와로는 범인과 범인이 사용한 트릭을 모두의 앞에서 공개한다.

 

사실은 용의자 전부가 범인이었으며, 모두가 카세티를 찾아가 그를 칼로 난도질한 것이다.

용의자 전부가 범인이었으므로 서로가 서로를 위한 알리바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당연했다.

 

범인을 알아냈지만, 에르큘 포와로는 인간의 영혼에 난 상처가 어떻게 사람들을 무너뜨리고, 그들을 범죄를 이끌게 됐는지 알게 됐으며, 인간은 당연히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담담히 용의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씁쓸해 하며 기차를 내린다.

"나는 정의의 저울은 때로는 기울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러한 불균형은 내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기에 살인범은 없습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리뷰, 평점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관객들이 선호하는 '행동하는 수사물'은 아니다. 

 

에르큘 포와로는 영화 내내 겨우 열차의 객실 한 칸만을 서성일 뿐이며, 가장 긴 추격전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을 든 손과 고함, 폭발 소리를 배제하고서도 영화는 불안에 떠는 인물들의 표정,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말투,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손짓만으로 훌륭하게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과 불안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 본 지치고 늙은 탐정의 목소리를 통해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살인이란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뼈아픈 물음을 관객에게 던진다.

 

원작에서 사용한 전대미문의 트릭을 드라마틱하게 재현한 장면은 물론 명배우들의 연기로 자아내는 극한의 대립감까지 소설 원작의 모범적인 영상화라고 해도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로튼 토마토에서의 평점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애매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일반 대중이 흥미롭게 팝콘무비로 즐기기에는 조금 정적인 영화이기는 하다.

 

왓챠에서의 평점도 딱 평타 수준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정통파 추리물을 사랑한다면 ★★★★. 이 영화는 <나이브스 아웃>과 더불어, 2000년대 이래로는 정통파 추리물의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같은 영화이다.  후속편인 <나일강의 선물>도 개봉했으니 놓치지 말 것.

 

뛰어난 명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것을 즐긴다면 ★★★.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 수많은 명배우들이 한 영화에서 열연하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워낙 등장인물이 많은 극작물이다 보니 모든 인물들에게 스팟라이트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때로 뭔가 배우 낭비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쥐 한마리를 잡기 위해 고양이 뿐만 아니라 호랑이 표범 치타 재규어 사자 코끼리 원숭이 등등을 전부 데리고 온 느낌이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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