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스타트> 줄거리, 결말, 평점: 이상하게 지루한 타임슬립 아카데미

 

프랭크 그릴로라고 하면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라고 느낄 시청자들이 꽤 있을 테지만,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하이드라의 마초 요원인 '럼로우' 형님은 모두가 익숙할 것이다.

 

국내에는 럼로우 형님으로 더 익숙한 프랭크 그릴로가 주연한 타임슬립 액션영화 <리스타트(Boss level)>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사실은 2020. 3월경 이미 Hulu를 통해 공개되었던 Hulu 오리지널 영화인데, 이제는 오리지널 작품마저도 다른 OTT에게 팔아먹기도 하나 보다(이 영화 자체보다 그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하루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한 특수요원.  어떻게 하면 이 타임리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 타임리프에 갇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기본정보

 

감독: 조 카나한(더 그레이 감독, 언차티드, 나쁜녀석들 포에버 각본)

출연: 프랭크 그릴로, 멜 깁슨, 나오미 왓츠

개봉시기: 2020. 3. 5

러닝타임: 100분

 

 

넷플릭스 리스타트 줄거리

 

어느 날, 특수요원 로이(프랭크 그릴로 분)는 자신이 끝없이 반복되는 하루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그런데 그렇게 반복되는 하루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날이어도 시원찮을 판에, 그 날은 로이가 왠지 알 수 없는 킬러들에게 하루 종일 쫓기게 되는 날이었다.

그 전날까지도 킬러들에게 쫓길 일이 없었기에, 자신이 왜 그들에게 쫓기는지 그리고 왜 이 하루만 반복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  

만일 그렇게 쫓기다가 킬러들에게 살해당하면 다시 하루의 처음인 아침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그렇게 로이는 영문도 모르는 채 수십 번을 죽어가며 간신히 오후 12:47 경까지의 '공략 포인트'를 발견해내지만, 그 시점 이후로 생존해 본 적이 없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마치 다크소울 같이 난이도 높은 게임을 할 때 죽어가면서 각 스테이지별 보스의 공략법을 깨닫게 되지만, 아무리 시도를 해 봐도 다음 보스의 파훼법을 깨닫기 어려운 상황.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결국 로이는 거의 자포자기한 채 매일 12:47까지 단골술집으로 찾아가 술만 퍼 마시다가 죽음을 맞는 하루하루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는 전날 찾아갔던 전처 젬마(나오미 왓츠 분)의 회사에서, 젬마의 행동이 뭔가 수상했던 것을 기억해 낸다.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그녀에게도 연락이 닿지 않자 마침내 그는 전처 젬마와 아들 조(로이 그릴로 분)의 신변에도 뭔가 위험이 닥쳤다는 것을 깨닿고, 이 하루를 탈출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넷플릭스 리스타트 결말

 

그 후로도 수십 번을 죽어가며 로이는 점차 진실에 가까워진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그를 반복되는 하루에 가둔 것은 다름아닌 그의 전처 젬마였다.

 

젬마는 세계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위험한 기술을 연구하는 클라이브(멜 깁슨 분)의 조직에서 일하는 과학자였고, 마침내 그러한 기술을 연마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가 악용될 것을 우려해 그들을 막기 위해 로이가 조직의 음모를 분쇄할 시간을 얻을 수 있게끔 로이의 하루를 계속해서 되돌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클라이브의 조직은 로이의 시간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단 사실을 알 턱이 없고, 단지 젬마의 행동에서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했기에 그녀는 물론 그녀가 밀접하게 접촉한 나면 로이에게 킬러를 보내 살해한 것이었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아직 거기까진 알아내지는 못한 로이는 마지막 순간이라도 아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아들을 찾아가 시간을 보내지만, 그곳에까지 킬러들이 따라와 그를 살해한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그 후에도 로이는 다시 수십 번의 시도 끝에 그의 이빨에 추적기가 달려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제거해 당분간은 킬러들의 추적을 따돌리면서 이제 서서히 오히려 그들을 먼저 찾아가 습격하는 등 반격을 준비한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그러나 마지막 킬러인 칼의 달인 관인(셀리나 로 분)을 넘어서지 못한 채 계속 실패하는 상황.

결국 로이는 단골 술집에 매일 찾아오는 손님 중 세계 최고의 검사(양자경 분)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고 그녀에게 매일같이 수련을 받는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마침내 관인까지 꺾은 로이.

 

그러나 최종보스인 클라이브와 맞붙게 된 그는 사실 그날 아침 이미 젬마가 그들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시에 이렇게 하루를 되돌리는 기술을 계속해서 사용하면 세계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어차피 아무리 노력해도 아내와 아이를 동시에 구할 수는 없다는 절망감에 완전히 무력감에 빠져 다시 그냥 매일 아침 살해당하는 삶으로 돌아간 로이.

 

그러나 어느 날, 로이는 자신이 아침에 일어날 때만 해도 젬마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아이의 문자를 통해 알게 된다.

 

결국 아내를 구하고, 클라이브까지 처단하는 마지막 시도에 성공하는 로이. 

 

그리고 이 시간의 반복을 젬마가 중단시켜 줄 수 있지만, 로이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를 들은 로이가 다시 한 번 하루를 구하기 위해 담담히 장치에 들어서며 영화는 끝난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리스타트

 

 

리스타트 리뷰, 리스타트 평점

 

시간여행, 그것도 시간이 반복되는 루프물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이긴 하다.  같은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사건의 패턴에 점점 익숙해지는 주인공의 루틴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기본적으로 '왜 이런 시간이 반복되는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타임루프물의 매력은, 결국 시간 반복 루틴에 대한 재미있는 씬들과 시간의 반복이 왜 일어나며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얼마나 적절히 분배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런데 리스타트의 경우, 이러한 분배에 거의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리스타트에는 쓸데없는 반복이 너무나도 많다.

물론 로이의 모든 시도가 영화적으로 전부 표현되지는 않고 적절히 생략되기 때문에 씬 자체가 중복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로이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너무 지나치게 꼼꼼하게 배열된다는 데 있다.

 

영화 속 클라이브의 말마따나 로이는 번뜩이는 직관과 재능이 있다기보다는 우직하게 반복하는 능력이 있는 타입이다.  그래서 로이가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은 너무나도 더디다.  로이는 수십 번 죽을 때마다 사건에 대한 단서를 기껏해야 하나씩 배우고, 노하우를 간신히 하나씩 터득해 갈 뿐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이런 전대미문의 사건을 마주한 사람의 당연한 반응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관객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통쾌함이 중간중간 이유없이 멈춰선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영화의 원제가 <Boss Level>이고, 중간 중간 로이의 '재도전' 횟수를 알려 주는 사인 인터페이스를 봐도 그렇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소울라이크류의 게임에서 모티프를 받은 듯하다.  그런데 소울라이크류의 게임의 쾌감은 어쨌든 뭐니뭐니해도 패턴을 이해하고, 그렇게 익힌 패턴으로 보스를 공략할 때 나온다.  소울라이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주인공이 계속 죽는 게 좋아서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 소울라이크 게임이란 무척 어려운 액션 조작 난이도를 요구하는 게임으로서, 수십 번 맞아 죽어가며 보스의 공격 패턴을 분석하고 한 발 한 발 공략에 나아가는 유형의 게임을 이르는 말이다.  

 

만약 이 영화가 소울라이크 게임을 하면서 얻는 게이머들의 흥분을 모방하고자 했다면, 주인공이 어떻게 매 스테이지마다의 기믹을 알게 되었는지를 한땀한땀 보여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보스의 파훼법을 알게 된 주인공이 어떻게 처음부터 최종보스까지 한 번에 시원하게 쭉쭉 진도를 미는지 보여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은 로이가 계속해서 헛짓을 하면서 수십 번을 죽고, 그렇게 하다가 1탄 보스를 어렵게 깬 후 다시 수십 번 죽고, 그 다음에 2탄 보스를 깨고, 또 죽고를 반복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보고 있어야 한다.  비록 관객이 로이의 하루를 계속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관객은 로이가 아무런 진도도 빼지 못하고 처음부터 '리스타트'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피로감은 사실상 로이의 하루를 처음부터 다시 따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화가 마치 '타임루프물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배운다!'라고 설파하는 타임루프 학원처럼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별로 내 취향은 아니지만, 로튼토마토에서의 평점은 매우 훌륭한 편이다.  뭐 어쨌든 멜 깁슨이나 나오미 왓츠 같은 배우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말도 안되는 쌈마이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똑같은 타임루프물인 <소스코드>나 <엣지오브투모로우>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왓챠에서의 점수도 상업 액션영화치고는 준수한 편인 2.9점이다.

 

타임루프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  이 영화는 타임루프물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하기는 했다.  하지만 열린 결말은 상업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 허무함을 선사해 줄 수 있다.

 

럼로우 형님의 아무 생각 없는 액션물을 보고 싶다면 ★★☆.  근데 또 생각보다 액션이 쉴새없이 빵빵 터지는 류의 영화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로이가 계속해서 타임루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액션 시퀀스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가 없다.

 

 

 

<리스타트> 관련 TMI 

(출처 : IMDB)

 

1. 이름을 보고 눈치챈 분도 있겠지만, 영화 속 로이의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 리오 그릴로는 프랭크 그릴로의 친아들이다.

 

2. 감독 조 카나한은 거의 2010년부터 이 영화를 준비해 왔고, 심지어 일찍이 프랭크 그릴로를 주연으로 낙점해 놓고 있었으나 프랭크 그릴로의 스타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당시 제작사(20세기폭스)의 만류로 크랭크인을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3. 액션씬에서 멜 깁슨은 실수로 프랭크 그릴로의 얼굴을 실제로 가격했고 그 바람에 프랭크 그릴로의 턱뼈가 탈골되었으나, 프랭크는 촬영을 지연시키고 싶지 않아서 일단 촬영을 그대로 재개하자고 했고 8시간 후에나 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4. 로이가 반복하는 5월 9일은 감독 조 카나한의 생일이다.

 

5. 영화 러닝타임 1:24:18 인근의 헬리콥터 사격수가 떨어지는 씬에서 빌헬름 스크림이 사용되었다. 

* 빌헬름의 비명(Wilhelm Scream)이란 1951년작의 <북을 울려라(Distant Drum)>에서 나오는 한 작중인물의 비명소리인데, 왠지 모르게 영화의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몇십년 동안 반복해서 사용하는 컬트적인 비명 효과음이다. 처절한 비명으로 너무 적절하다나?;

The Wilhelm Scream

 

6. 로이가 "난 이 짓을 하루종일도 할 수 있어(I can do this all day)"라고 말하는 씬이 있다.  아마도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그와 대척점에 서 있던 캡틴아메리카의 캐치프레이즈 대사를 염두에 둔 배우 개그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