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가족들과 시트콤같이 행복한 삶으로의 도피를 꿈꿔 왔던 완다의 비전Vision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의미에서나, 비유적인 의미에서나.
매 화마다 패러디되는 시트콤이 달라지는 완다비전의 7화는, 드디어 현대 미드의 팬들도 알 법한 시트콤을 패러디한다. <오피스> 또는 <모던 패밀리>로 대표되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시트콤이다.
7화의 줄거리
<모던 패밀리>를 패러디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중간중간에 주요인물들의 페이크 인터뷰 영상이 삽입되어 있다. 7화는 지난 밤 헥스의 경계를 확장시킨 소동에 대해서 반성하는 완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헥스의 경계를 무리하게 확장한 부작용인지 완다와 아이들이 사는 집에는 이상한 일들이 자꾸 발생한다. TV, 게임기며 심지어 우유 같은 것들이 계속해서 깜빡거리면서 다른 물건이 되었다가 돌아오다가를 반복하는 것이다. 완다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한다고 페이크 인터뷰를 통해 고백한다.
아이들은 피에트로 삼촌이 갑자기 사라진 것(그건 나도 궁금하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 등에 대해 완다에게 캐묻지만 완다는 히스테리컬하게 자기도 모른다고 짜증을 낸다.
그러자 편리한 이웃 아그네스가 때마침 나타나 완다에게 시간을 주자며 아이들을 자기가 돌보겠다며 데려간다.
한편, 가까스로 완다의 헥스 확장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성공한 모니카와 지미는 다시 헥스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일전 모니카의 어머니의 지인이었던 장교의 도움으로 헥스에 진입할 수 있는 튼튼한 장비를 얻게 된 모니카. 그러나 모니카가 장비에 탑승해 진입을 시도하자 헥스는 진입을 거부해 이를 튕겨내고, 모니카는 어쩔 수 없이 맨몸으로 다시 한 번 장벽 너머로 진입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눈이 푸르게 변하며 모종의 힘을 얻게 된 듯한 모니카.
헥스의 안쪽에 흡수된 외부세계의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서커스단이 되어 있었다. 달시 루이스 박사도 그 중 하나였다. 깨어난 비전은 달시를 발견하고 그녀가 원래 누구였는지를 설명하나, 헥스의 내부에 들어와 이미 완다의 정신암시의 영향력 하에 있는 달시는 스스로를 서커스단의 곡예사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결국 비전은 아그네스와 직장 동료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억지로 달시를 '깨운다'. 비로소 정신을 차린 달시와 완다는 서커스 버스를 훔쳐 완다의 집으로 향하지만, 차를 몰고 가는 도중 갑자기 도로 수리를 한다거나 갑자기 끝없는 유치원 아이들의 행렬이 지나가는 등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방해가 이어진다.
비전은 이런 사건들이 모두 '완다가 그들이 완다의 집에 도달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추론하고, 자신은 날 수 있으니 이 방해들에 얽메이지 않고 먼저 가겠다고 말하며 날아간다.
성공적으로 헥스에 진입한 모니카는 완다를 만나고, 완다는 화를 내지만 그녀를 죽이지는 않는다.
모니카는 자신을 죽이지 않는 완다에게, 당신은 헤이워드와 달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무나 죽이는 악당이 아니라고 말하며 자신이 그녀를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그녀에게 아그네스가 다가와 완다는 쉬어야 한다며 모니카를 내쫓는다. 흥분한 완다를 달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 아그네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그네스의 집에서 놀고 있어야 할 아이들이 보이지 않자, 완다는 홀린 듯 지하실로 아이들을 찾으러 내려간다.
그러나 거기에 보이는 것은 불길하게 빛나는 검은 책 그리고...
완다, 완다. 설마 이곳에서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나는 아가사 해크니스. 만나서 정말 반가워, 자기야.
완다비전 최대의 반전이 공개된다!
모두 아가사의 짓이었지(Agatha all along)
아그네스의 본명은 애거사 해크니스(Agatha Harkness). 그녀의 정체는 오랜 시간을 살아온 고대의 마녀였고, 그녀는 처음부터 완다의 정체를 알고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으면서도 완다의 정신지배에 당하지 않았다.
그리고 1화부터 이어져 왔던 수상한 일들이 모두 자신의 짓이었음을 뮤지컬 형태로 설명한다. 갑작스레 가짜 피에트로가 나타난 것, 옆집의 이웃 허브가 비전에게 의혹의 씨앗을 심어주는 대사를 하게 된 것, 심지어는 비전이 헥스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시도하던 할로윈데이 때 짐짓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여자를 연기하면서 비전을 혼란스럽게 한 것 모두가 아가사의 연기였고 트릭이었던 것이다!
아, 참고로 아이들이 처음으로 갖게 된 강아지 스파키를 죽인 것도 아가사였다.
남겨진 의문들
자, 이제 웨스트뷰에서 일어났던 기이한 일들의 일부는 아가사의 짓이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허브가 왜 갑자기 제정신을 차리고 비전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하게 된 것인지, 비전이 어떻게 점점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등등이 모두 '아가사가 한 짓이었다'.
그렇다면 아가사는 왜 비전이 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일까? 솔직히 이번 화만 봐서는, (스파키를 죽인 것 외에)딱히 아가사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잘 알 수 없다.
사실 지금까지의 이야기 진행상 완다는 무자비한 폭군처럼 선량한 시골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면서 자신의 말도 안 되는 환상에 묶어 놓고 있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대부분 모니카가 "저들이 당신을 악당으로 만들게 두지 말아요!"라고 하자 완다가 "난 이미 악당이에요"라고 자조섞인 목소리로 대답한 순간에 딱히 아니라고 해 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가지 완다가 무엇을 어떻게 꾸미고 있었는지가 드라마가 제기하는 의문이었다면, 7화를 기점으로 질문의 초점은 아가사(=아그네스)에게 옮겨간다. 아가사는 왜 비전으로 하여금 진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유도해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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