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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Shows

지옥Hellbound - 1화 리뷰(스포 주의)

by Doolim 2021. 11.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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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원작 웹툰과 '지옥'

새로운 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지옥'이 지난 2021년 11월 19일 공개되었다. 얼마 전 공개되었던 오징어게임Squid game이 정말이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전세계적 흥행돌풍을 불러일으킨 상황 직후 공개된 또 하나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여서 상당히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원작이 따로 없던 오징어게임과는 달리, 지옥은 최근의 트렌드에 따라(?)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 원작 웹툰인 '지옥'은 네이버웹툰 또는 네이버 시리즈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무려 연상호 감독 본인이 글작가로,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그림작가로 합작한 작품이다.

지옥 원작 웹툰은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6화까지 무료로 공개되어 있고, 그 후의 회차부터는 24시간에 1화씩 무료로 볼 수 있는 소위 기다리면 무료 방식으로 공개된다. 물론 웹툰 자체는 이미 완결이 났으니 감질난다면 네이버 시리즈에서 전체 회차를 구매해서 볼 수도 있다.

지옥 웹툰은 1부와 2부로 구분되며, 1부가 28화, 2부가 26화이고 프롤로그 등을 합하면 총 57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분량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현재 넷플릭스 지옥은 지옥 웹툰 1부와 2부의 이야기 모두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2부로 이어질 수 있는 열린 결말로 시즌1이 종료된 듯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설정

공개되었던 '지옥' 트레일러를 살펴 보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서울 사람들이 대낮에 갑작스런 괴생물체들의 습격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드라마 지옥의 세계에서 저들은 지옥의 사자인 것으로 소개된다. 지옥에 끌려갈 사람들을 억지로 지옥으로 데려가는 존재인 것. 그런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신(死神)들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일단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멀쩡하게 나타나며, 물리력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고, 심지어 죽을 사람과 상관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끼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리고 이런 지옥의 사자들이 곧 신의 사자라는 교리를 설파하는 새진리회라는 집단이 있다. 새진리회의 수장은 정진수(유아인)라는 인물로,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를 딛고 현재는 열정적으로 신의 교리를 전파하는 조직의 수장이 된 인물이다.

자, 여기까지 보면 무언가 수상하고 꺼림칙한 악의 조직인 새진리회와 불쾌한 괴물들(지옥의 사자들)과 맞서 싸우는 히어로물 내지는 어떻게든 초능력을 가진 자들이 저 초자연적인 존재와 맞서 싸우는 SF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레일러도 지옥의 사자의 위용과 무시무시한 파괴력에만 초점을 맞췄으니, 자연스럽게 그저그런 배틀물이나 초자연 공포가 될 것처럼 사람들을 오해시키고 있다. 의도한 건지 트레일러를 못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1화가 시작하자마자 나타나는 지옥의 사자들의 난동 시퀀스만 지나면, 이 드라마는 공포물도 SF물도 배틀물도 아니라는 점을 남은 러닝타임 내내 설명하고 있다.

1화의 줄거리

앞서도 설명했던 대로 한 남자가 지옥의 사자들에게 쫓기다가 말 그대로 뼛속까지 불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낮에 벌어진 이 괴이한 사건에 대한민국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들썩인다.

경찰은 도대체 저 검은 물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이 죽었으니 수사를 개시하고, 그 과정에서 새진리회라는 단체가 이와 같이 어떤 사람들에게 모종의 '신의 예고'가 전해지고, 예고를 받은 자들은 곧 지옥의 사자들에 의해 처단되는 현상들을 이미 설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형사 진경훈(양익준 분)은 새진리회의 수장인 정진수를 찾아간다. 정진수는 사람들이 정의를 행할 능력을 잃어서 신이 벌 받아 마땅한 자들을 골라 처참하게 단죄하고, 사람들이 이를 보고 정의로운 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계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새진리회를 추종하는 '화살촉'이라는 극단주의자 단체가 조명된다. 이들은 새진리회의 가르침을 극단적으로 믿고 실천하며,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 단체원들을 통해 새진리회의 교리에 반대하거나 의문을 품는 자들을 냉혹하게 괴롭히거나 습격하는 자들이다. 새진리회의 주장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했던 한 소설가가 화살촉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진경훈과 동료 형사들은 그들을 잡아들이지만, 체포된 습격자들(모두 10대였다)은 오히려 자기가 재판을 받고 벌을 받을 때쯤 세상이 아직도 지금과 같을 것 같냐며 정신차리라고 그들을 비웃는다.

한편, 두 아이를 데리고 살면서 포장마차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 가고 있는 박정자(김신록 분)에게도 새진리회가 말한 '신의 계시'가 찾아오게 되는데...

만일 새진리회의 주장대로 악당들을 죽여 모범을 보이려고 하는 것이 신의 의지라면, 일견 선량하고 힘없어 보이는 평범한 소시민인 박정자에게 지옥행 예고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1화 그리고 이 드라마의 전반적인 감상

나 역시 트레일러를 보고 지옥이 그저그런 SF물, 또는 그런 알 수 없는 괴물이라는 재난에 맞서는 소시민들의 힘겨운 사투가 이어지는 일종의 괴수재난물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초반의 지옥의 사자 습격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들에 맞서야겠다거나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지옥의 사자는 왜 나타나는지, 그들과 싸워 이겨야 하는지(아니, 애초에 싸울 필요나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드라마의 긴장감은 오히려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그러한 미지의 존재를 이용해 그럴싸한 교리를 설파하는 미스터리한 교주와, 그런 교주와의 만남에 흔들리기 시작하는 경찰, 그리고 그 와중에 새진리회에 의한 직간접적 피해에 맞서는 변호사 민혜진(김현주 분) 등 인간들의 사이에서 발생한다. 즉, (적어도 1화를 보면)이 드라마는 재난물이나 SF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옥의 사자라는 '장치'를 통해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고자 하는 인간사회에 대한 우화에 더 가까워 보인다.

사실 연상호 감독이 명성을 얻었던 극장용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 모두 한국의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부조리에 대한 고발물에 가까웠던 만큼, 이러한 주제의식의 전달 노력은 오히려 감독의 초창기 폼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어서 개인적으로 반갑다. 솔직히 연상호 감독은 위 두 작품과 <부산행>(이것도 불필요한 신파를 너무 많이 집어넣어서 감독의 원래 성향과 맞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후반이 굉장히 짜증스러웠다) 이후로 계속해서 폼이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늘상 감독이 천착했던 사회고발 장르를 이런 식의 우화로 풀어낸 시도는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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