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비전 - 1, 2화 리뷰(스포 주의)

마블의 페이즈4를 여는 드라마, 완다비전을 드디어 디즈니플러스로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이미 올해 초 공개되면서 많은 화제와 떡밥을 뿌려 온 드라마이지만 한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볼 방법이 없었던 드라마였다. 이제 한국에서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시청 가능하며, 특히 한국어더빙판까지 볼 수 있으니 색다른 버전의 완다비전 감상도 가능하다.

완다비전의 내용

완다비전은 어벤저스의 일원인 완다(스칼렛 위치)와 비전이 결혼해서 함께 사는 이야기를 다룬다. 소개를 듣고 1화를 켠 시청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화와 2화의 내용은 왠지 모르게 완다(엘리자베스 올슨 분)와 비전(폴 베타니 분)이 미국의 50년대쯤 되어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것도 흑백으로, 시트콤 형식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비전은 죽었고, 완다는 행방이 묘연했다. 이들은 대체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된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완다비전의 컨셉을 이해해야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사실 완다비전에서 시트콤 부분의 내용은 일종의 완다가 웨스트뷰 마을 사람들을 조종해서 만들어 내고 있는 일종의 망상극이다.

 

완다비전의 시점은 엔드게임 종료 후 며칠 정도밖에 경과되지 않은 시점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 비전은 죽은 것이 맞고, 완다는 (시즌 후반부에 나오지만)비전의 시체(?)를 실드로부터 탈취해 나온 후 알 수 없는 마력으로 그를 재조립한 뒤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한 세계에서의 삶을 웨스트뷰의 주민들을 '조종'하여 실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완다는 원래 갖고 있던 염력에 더해 알 수 없는 마법적인 힘을 얻어(원래도 완다는 일종의 텔레파시 능력이 있었지만, 한 마을 전체를 조종할 정도로 강력한 능력은 아니었다) 마을 전체를 자신의 망상에 맞게 조종하고 있으며, 이는 그녀가 사랑하던 비전을 엔드게임 도중 잃고 나서 거의 실성해서 도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방어기제인 것으로 연출된다. 시즌의 후반부로 갈수록 시트콤 부분은 줄어들고 실제 완다의 망상을 파괴하기 위해 외부의 인물들이 개입하는 서사가 중점적으로 진행된다. 즉, 완다비전은 완다의 시트콤 부분과 완다가 시트콤을 찍으며 살고 있는 마을로 진입하기 위해 시도하는 외부 특수요원들의 이야기라는 두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 액자식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완다비전은 매 화 약 25-30분 분량으로, 분량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다만 시즌 후반부에 이야기의 갈등이 고조화되면서 점점 길이가 약간씩 늘어나기는 한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매 화별 길이를 보면 대개 35분 이상인데, 이 드라마가 거의 영화급으로 제작되다 보니 크레디트가 엄청 길어서 그렇다...매 화 끝에 붙는 크레디트가 거의 5-6분 수준이다.

 

완다비전 1화 및 2화의 줄거리

1화

이미지 출처: 디즈니 플러스 앱 <완다비전> 1화

완다와 비전은 한 평화로워 보이는 시골 마을로 이사온다. 완다와 비전은 달력에 하트 모양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일종의 기념일인 것으로 착각하지만, 둘 다 무슨 기념일인지는 모르고 모른다는 사실도 서로에게 숨기고 있다.

직장에 출근한 비전은 하트 모양이 바로 직장 상사인 Mr. Hart 씨(Heart와 발음이 비슷하다)의 방문을 표시한 것이라는 점을 비로소 알게 된다. 하트 씨 부부가 저녁에 방문하지만, 둘만의 기념일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던 완다는 저녁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가 허둥대고, 마침 옆집에 사는 인싸(?) 이웃인 아그네스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대강 식사를 준비하는 데 성공한다.

식사 자리에서 하트 씨는 계속해서 완다 비전 부부가 이 마을에 어떻게 왜 오게 됐는지 캐묻지만, 완다와 비전 모두 이상하게도 어떻게 이 마을에 오게 됐는지 기억해 내지 못한다.

이미지 출처: 디즈니 플러스 앱 <완다비전> 1화

분위기가 점점 시트콤에 어울리지 않게 험악하게 흐르는 순간, 하트 씨가 갑자기 목에 무언가 걸린 듯 켁켁대며 쓰러진다.

이미지 출처: 디즈니 플러스 앱 <완다비전> 1화

그런데 하트 부인의 반응이 이상하다. 놀라서 하트 씨를 챙겨야 할 하트 부인은, 마치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웃으면서 계속 '여보, 그만해요' 라면서 손사레만 친다.  (이 부분은 실제로 그냥 평범한 시트콤처럼 흘러가는 완다비전 1화에서 가장 기괴한 장면이다)

 

소름끼칠 정도로 계속해서 부자연스러운 반응만을 반복하는 하트 부인을 보고 있던 완다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면서 비전에게 하트 씨를 도와주라고 한다.

하트 씨는 간신히 일어나 부인과 함께 떠나고, 구해줘서 고맙다는 듯 비전에게 승진을 약속한다.
해피 엔딩으로 에피소드가 마무리되는 것 같지만, 마치 몰카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연기자들 같은 하트 부부의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린다...

2화

 

이미지 출처: 디즈니 플러스 앱 <완다비전> 2화

마을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진이 발생한다. 완다와 비전은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다. 사태를 해결해 보려고 집 밖을 내다보지만, 나무만 집앞에서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지진이 잦아들고 찾아온 아침.  완다와 비전은 마을에서 진행하는 장기자랑 대회에서 마술 공연을 하기로 한다.

공연 연습 후 비전은 집을 나서고, 완다는 모든 것이 흑백인 가운데 집 앞에서 이상하게 컬러로 빛나는 장난감 헬기를 마치 흉물스러운 동물의 시체라도 되는 것처럼 집어들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완다.

 

잠시 후, 완다는 부인들과의 사교 모임에서 틀어진 라디오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게 되고,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한편, 비전은 껌을 씹다가 잘못해서 이를 삼키는 바람에 내부 기관이 고장난 상태로 장기자랑을 하기 위해 마을 광장으로 온다. 어디까지나 트릭이어야 할 마술인데, 비전이 자꾸 실제로 비행을 하고 물건을 자신의 몸으로 통과시키자 완다는 이를 마술 트릭처럼 보이기 위해 진땀을 뺀다.

이미지 출처: 디즈니 플러스 앱 <완다비전> 2화

좌충우돌 끝에 간신히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들. 갑자기 완다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지어 하루만에 배가 임신 4개월마냥 부풀어오른 완다. 완다와 비전은 기꺼워 하면서도 혼란에 빠진다. 원래 애가 이렇게 빨리 크는 거였던가?

 

이미지 출처: 디즈니 플러스 앱 <완다비전> 2화

놀라워하는 그들에게 갑자기 밖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어두운 밤, 집 앞으로 나서자, 갑자기 집 앞의 맨홀에서 벌들로 에워쌓인 채 양봉 보호복 같은 것을 입은 수상한 사람이 서서히 나타난다.  아침에 발견한 이질적인 장난감 헬기, 라디오에서 느닷없이 완다를 찾던 목소리, 그리고 알 수 없는 괴이한 행색의 사람까지.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만이 가득한 시트콤 같아야 할 완다와 비전의 일상에 무언가 점점 알 수 없는 어두운 그림자가 끊임없이 찾아들고 있는 것이다. 

그가 천천히 부부를 돌아보는 순간, 완다는 "안돼..."라고 중얼거리면서 알 수 없는 힘으로 시간을 되돌려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비전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다.

그렇게 방금 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순간으로 다시 돌아온 그들. 이제 밖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는 없다. 이 세계는 완다의 의지에 따라 그저 행복한 일들만 가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복하지 않은 암울한 징조와 사건들은 완다의 의지에 따라 편집되고 추방된다. 

그렇게 행복해 하는 그들에게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갑자기 온 세상이 컬러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겨진 의문들

완다비전 1화 및 2화는 모두 흑백 시트콤 형식으로 진행된다. 무언가 수상하고 부자연스러운 일들이 계속 일어나지만, 아직까지는 완다와 비전이 왜 여기에 오게 됐는지, 왜 완다 주변의 일들이 흑백 시트콤(또는 시트콤처럼 보이는)처럼 보이는 것인지 알 수 없다.

2화의 마지막에 흑백이 컬러로 전환되면서 한 화가 끝나게 된다. 다음 화부터는 컬러로 완다와 비전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양봉복을 입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째서 인피니티워 당시 죽은 비전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이며, 지금은 어느 시간대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