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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서울대작전> 줄거리, 결말, 쿠키, 후기 : 배경과 함께 수준도 쌍팔년도로 날려버린 놀라운 영화

by Doolim 2022. 8.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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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한국 콘텐츠는 투자비가 서양 콘텐츠의 1/5, 심지어 1/10 수준밖에 안되기에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를 만들 때 그냥 되는 대로 아무거나 제작 투자한다는 루머가 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울대작전 줄거리를 보고 마침내 그 루머가 사실임을 알게 됐다.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1988년을 배경으로 돈세탁을 하려는 전 정부의 하수인들의 음모를 분쇄하는 젊은이들의 분투를 담은 케이퍼 필름(범죄를 주요 소재로 하는 영화)이다. 

바로 그저께 공개된 이 따끈따끈한 영화, 서울대작전의 줄거리와 결말을 한 번 조목조목 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줄거리

 

 상계동에서 불법 카센터를 하면서 언젠가 미국에 가 데이토나 USA에 참가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욱(유아인 분), 복남(이규형 분), 우삼(고경표 분), 준기(옹성우 분) 그리고 동욱의 여동생 윤희(박주현 분).

그들은 어느 날 안 검사(오정세 분)의 방문을 받고, 그들이 지금까지 해 온 여러 가지 불법행위들을 눈감아 주고, 미국으로 뜰 수 있도록 주선할테니 돈세탁을 기도하고 있는 전 정권의 하수인 패거리에 운반책으로 잠입해 돈세탁의 증거를 모아오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에 무리에서 운전수를 맡고 있는 동욱은 돈세탁 패거리의 수장인 강 회장(문소리 분)이 운반책을 뽑기 위해 서울시내에서 주최하는 레이싱에 참가하게 된다.

과연 동욱과 상계동 일행들은 무사히 강 회장의 패거리에 잠입해 미국으로 뜬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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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무사히 레이싱에 우승해 새로운 운반책이 되고, 돈들이 숨겨져 있는 위치들을 파악하게 된다.

한편, DJ인 우삼은 강 회장이 매일 주최하는 파티를 주관하는 DJ가 되어 강 회장의 심복과 친해지고, 강 회장의 장부가 숨겨져 있는 서재로 가는 열쇠를 빼돌리는 별도의 임무를 부여받는다.

부장검사(정웅인 분)는 안 검사가 상계동 일행을 이용해 돈세탁 조직을 박멸하려는 시도를 알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안 검사는 독재자가 비자금을 돈세탁까지 해서 빼돌리려는데 어떻게 그걸 눈감아 줄 수 있냐며 항변한다.

그렇게 운반책을 하며 지내던 중, 우삼을 제외한 일행은 어느 날 갑자기 독재자의 똘마니이자 강 회장 사이의 연락책을 맡고 있는 이 실장(김성균 분)으로부터 일을 똑바로 하라는 위협 아닌 위협을 받고, 갑자기 일의 위험성을 퍼뜩 깨닫고 안 검사에게 이런 식으로는 일을 못하겠다고 하며, 그 일을 함께 겪지 않은 우삼에게도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말고 일을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이미 우삼은 열쇠를 확보해 둔 상황이었다.  이에 우삼과 일행은 동욱을 빼고 장부를 빼내는 데 성공하고, 도주 과정에서 마음을 바꾼 우삼도 나타나 도주를 돕는다.

장부가 털린 것을 알게 된 강 회장은 이 실장을 시켜 안 검사를 살해한 후 우삼도 납치해 간다. 

이에 동욱은 부장검사를 만나 장부를 건네 주면서 돈세탁 조직을 잡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면서, 안 검사가 남긴 비밀 녹취 테이프를 이용해 이 실장과 강 회장의 사이를 이간질한다.

 

강 회장은 한국을 뜨기 위해 마지막으로 남은 현금들을 끌어모아 운송하기 시작하고, 동욱은 그 돈을 탈취한 후 이 실장 패거리를 따돌리며 마침내 강 회장이 탄 자가용 비행기에까지 오른다. 

 

비행기에서 일련의 난투 끝에 동욱은 무사히 차 째로 비행기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강 회장의 비자금 일부까지 챙기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영화가 끝난 직후에 쿠키가 하나 있다.  영화에서 언급되는 독재자 양반의 최후에 관한 익살스러운 짧은 클립이다.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후기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의 줄거리, 결말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근본적인 물음이 떠오른다.

 

케이퍼 필름, 즉 이런 범죄영화의 진선미는 무엇인가?

 

범죄를 주요 소재로 다루는 케이퍼 필름이 가져야 할 최고의 미덕은 역시 범죄의 쾌감이다.  

 

그 다음은 주인공들에 대한 이입이다.  주인공들이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기와 행동에 어느 정도 공감할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션스>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털려고 하는 상대방이 항상 불법적인 목적으로 돈을 모은 졸부인 점이나, <범죄의 재구성>에서 박신양이 복수하려는 대상이 과거 악행을 저지른 사기꾼들인 점을 생각해 보자.

 

그 다음은 범죄에 대한 예찬이다.  적어도 케이퍼 필름 안에서 범죄는 즐겁고 예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 자체가 추잡하고 너저분하거나 찌질하다면 케이퍼 필름의 아름다움은 그만큼 감소된다.

 

이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울대작전은 분명 돈세탁 조직의 돈과 장부를 갈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케이퍼 필름의 외관을 띄고 있다.   그리고 차량 운전을 주요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나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카체이스 장르로서의 성질도 갖고 있다.  결국  이 영화가 흥미롭기 위해서는 차량 추격전을 제대로 다루면서 주인공들에게 꾸준히 이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지점을 제대로 다루고 있을까? 

먼저 이 영화에 카체이싱이라고 할 만한 장면은 딱 2번 나온다.  심지어 첫 번째는 사실 아무래도 상관도 없는 '운반책 테스트' 장면이다.  운반책 테스트 당시 레이싱을 거친 다음에는 운반책을 수행하면서 카체이스 장면이라고는 나오지도 않는다.  

영화에서 볼 만한 것은 카체이스 씬 뿐인데, 딱히 그 장면이 분노의 질주나 베이비 드라이버와 같은 동류 영화에서 다뤄진 것보다 유의미하게 기술적으로나 연출적으로 흥미로운 장면이지도 않다.

 

그 다음 카체이스 장면을 보자.

 

마지막 카체이스 시퀀스에서 팀 내 '드라이버' 역할을 맡는 동욱은 당연히 마지막 자금을 탈취하는 메인 드라이버가 된다.

 

팀 내에서 '내비게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는 복남은?

 

출처: 네이버 영화 소개란

역시 드라이버를 한다.

그리고 팀 내 DJ 역할을 맡고 있는 우삼은?

역시 드라이버를 한다.

아니 니네 다 드라이버를 하면 어떡해?;;

케이퍼 필름의 묘미 중 하나는 각자 다른 기능과 역할을 갖고 있는 팀원들이 각자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범죄를 완성하는 것이다.  <도둑들>이나 <오션스> 시리즈의 각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에서만 충실하고 다른 포지션의 기능을 중복적으로 수행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그런데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에서는 드라이버 동욱 말고 다른 팀원들이 대체 무슨 기능을 수행하는지 모호하다.  심지어 마지막 카체이스 시퀀스에서는 전부다 그냥 드라이버로 나오는데, 각 드라이버들이 무슨 특징이 있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  기술자라는 준기는 아예 카체이스에 참여하지도 않고 윤희의 바이크 뒤에 타고만 있다.  

 

사실 마지막 카체이스 시퀀스에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인물들이 자신의 포지션에서 대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불분명하다.  '인간 내비게이터'라고 불리는 복남은 최초 레이싱 당시 내비게이터를 하는데 심지어 그 와중에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분명할 정도로 어리버리를 탄다.  차량을 튜닝할 때는 항상 준기와 윤희가 함께 작업을 하기 때문에, '맥가이버'라는 준기가 정확히 뭘 잘하는 건지 애매하다.  우삼이 DJ로서 뭐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도 영화에서는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케이퍼 필름인 주제에 자기의 역할이 뚜렷한 건 드라이버인 동욱 한 명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마지막 시퀀스에서 보듯 전부다 드라이버질을 하기 때문에 사실 동욱 혼자가 특출나게 뛰어난 드라이버인지도 인상이 희미해진다)

 

서울대작전의 줄거리의 개연성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수준이다.

 

영화 내에서 동욱은 한 번도 부장검사를 만난 적이 없음에도, 갑자기 부장검사를 불러내 자료를 들이민다.  부장검사 역시 딱히 그가 누군지 의아해 하지도 않는다.  그냥 인물들이 매우 편의적으로만 만나고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돈세탁 조직을 검거해야 하기 때문에' 둘은 만난다.  둘이 만나기 위한 당위성이나 그 전의 복선 따위는 아무데도 없다.  

 

검사조직을 이끌고 있는 안 검사가 그야말로 아마추어 광대들이나 다름없는 상계동 일당에게 운반책을 시켜 내부에 잠입하라고 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장부 탈취는 당연히 검사 조직이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도 안 검사는 그 일을 상계동 일당에게 일임하고, 나중에는 또 위험할 것 같으니 자기네가 하겠다고 한다.  그 와중에 상계동 일당은 걱정말라며 자신들이 그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한다.  

 

대체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안 검사의 약조를 받아낼 수 있었으며, 딱히 '독재자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지도 않았다(그 사건 전후로 그들은 딱히 한 번도 독재자에 대한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심지어 나중에 탈취 시퀀스에서도 보듯이, 그 장부라는 것이 서재 어디에 있는지 위치가 특정되거나 확인된 적도 없이 그냥 다짜고짜 방에 들어가 쌩으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중간에 동욱과 다른 팀원이 대립하는 장면도 억지스럽다.  동욱을 위협한 것은 이 실장이다.  그런데 동욱은 엄하게 '이 실장에게 협박 당했으니까 너도 여기서 손 떼, 영웅 되려고 하지 말고!' 라며 우삼에게 화를 낸다.  대체 왜 이 실장한테 뺨 맞고 우삼을 모욕까지 하면서 화를 내는 걸까?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실장은 딱히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다.  동욱이 미국을 가겠다는 꿈은 고작 페인트건 하나에 쫄아서 포기해야 하는 시시껍절한 것이었나? 애초에 이 일이 위험한 일이라는 걸 그제서야 눈치챘다는 듯이 발작하는 것도 이상하다(이 부분 유아인의 연기도 이상한데, 너무 갑자기 극단적으로 감정을 표출해서 극중에서 유아인이 더 똘아이처럼 보인다). 

 

이 영화가 1988년을 배경으로 한 것은, 악의 세력을 전두환 대통령과 그 패거리로 특정하기 위해서 그리고 레트로한 소품을 활용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영화는 배경을 1988년으로 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제작 수준 역시 쌍팔년도 수준으로 돌려 놓았다.  개연성은 떨어지고, 캐릭터는 매력적이지 않으며, 영화가 딱히 '그 독재자'를 악의 세력으로 설정한 구체적인 이유도 알기 어렵다(꼭 그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나 맡을 수 있는 역할이었다). 

 

덤으로 송민호의 어디에서나 악을 쓰는 연기도 굉장히 거슬리고, 유아인 특유의 후까시를 잡으며 느릿느릿하게 말하는 말투 역시 이 영화가 전반적으로 유치하고 오글거리다 보니 평소보다 더 느끼하고 오글거린다.  

왜 본인들 소개를 하는데 이런 포즈를 취하는 건가
안 검사가 쳐들어오려고 하자 이 따위 준비자세들을 취하고 있다. 아동용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서울대작전에 대한 내 평점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20년은 퇴보시킨 느낌이다.  뭐 한 5억원 쓰는 실험영화면 이래도 되지만, 이 정도 배우에 이 정도 제작비(약 200억원 정도가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로 이 따위 영화가 나와서는 안 된다. 사실 오정세나 문소리 같은 배우들이 대체 왜 이런 극본의 영화에 참여했는지도 이해가 안 가는 수준이다.  우리는 이미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이라는 영화 하나가 한국 영화산업을 얼마나 조져놨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돈이 많다고 영화를 그냥 '찍어'내기 시작하면 영화산업에 다양성이 공급되기보다 영화 전반이 질적으로 하향평준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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