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잘 모르거나 SF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고스트버스터즈라는 영화는 들어봤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이 고스트버스터 로고는 어디선가 봤을 것이다.
원작 고스트버스터즈(1984)는 악령들을 과학의 힘을 빌린 도구들로 퇴치하고 격파하는 내용의 SF물이었다. 1984년 당시 치고는 실감났던 CG와 특수효과, 그리고 과학의 힘으로 악령을 퇴치한다는 독특한 컨셉이 어우러져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고, (비록 1편만큼의 호평을 받지는 못했지만)연이어 2편, 3편이 제작되기도 하는 등 SF 호러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그런 인기에 힘입어 2016년 리부트가 발표되기도 했으나...근래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어거지로 PC사상와 남혐사상을 끼워넣으면서 재미도 없고 원작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지도 못했기에 비난만 받고 흥행과 평단 모두에서 실패한 바 있다. 고스트버스터즈 팬들은 아직도 이 영화는 없는 시리즈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1년, 무려 원작의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하는 새로운 시리즈가 기획되었 개봉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그것이 오늘 소개할 고스트버스터즈:라이즈 (원재는 Ghost Busters: Afterlife)이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줄거리
원작의 주인공이자 악령을 잡아 포획할 수 있는 중성자 총을 개발한 이곤 스펭글러(해럴드 레이미스 분)에게는 딸과 손녀, 손자가 있었다. 딸인 캘리는 아버지인 이곤을 연구를 위해 가족들을 내버린 무정한 아버지로만 기억하고 있다.
어느 날, 이곤이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갖고 있던 낡은 집이 그녀의 가족에게 상속된다. 캘리(캐리 쿤 분)와 그녀의 딸 피비(맥케나 그레이스 분), 트레버(핀 울프헤드 분)는 마침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생전 처음 보는 동네인 이곤의 집으로 이사오게 된다.
거의 폐허나 다름없는 집에, 설상가상으로 이사 들어오자마자 닥쳐오는 지진. 세 가족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겠다는 생각에 잠긴다.
그런 와중에도 가족은 각자 마을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를 만나거나(트레버의 경우), 오컬트 관련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괴짜 친구를 학교에서 만나거나(피비의 경우),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나는 이성친구가 생기는 등(캘리의 경우) 점차 마을에 적응해 나간다.
그러나 집에서는 계속해서 밤새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체스 말이 움직이는 등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고, 마을에 발생하는 지진이 자연발생적 원인으로 인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점차 가족은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결말
피비는 스스로 움직이는 불가사의한 체스판과 집 안에서 발견한 기기들을 통해 할아버지인 이곤 스펭글러가 집 옆에 남긴 비밀 연구소를 발견하고, 그 곳에서 유령을 포획할 수 있는 유령 덫, 프로톤 팩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곤 스펭글러의 유령의 도움을 받아 그것들을 수리하게 된다.
이후 피비는 친구 팟캐스트와 함께 폐공장의 유령을 포획하려다가 도시를 파괴하는 사고를 치게 되고, 그 때문에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유치장에서 간신히 허락을 받아 외부에 전화를 할 수 있게 된 피비는 일전 집에서 발견한 고스트버스터즈의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전화를 받은 것은 원년 멤버인 레이 스탠츠(댄 애크로이드 분). 그의 말에 의하면 고스트버스터즈는 이미 전부 뿔뿔히 흩어졌고, 특히 이곤은 종말이 다가온다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프로톤과 엑토-1(고스트버스터즈의 차량)을 전부 갖고 사라지는 바람에 애를 먹게 했다고 불평한다.
유치장에서 벗어난 피비와 친구들은 할아버지인 이곤이 고대의 악령 '고저'(고스트버스터즈 1편에도 나온다)를 봉인해 두기 위해 고저가 부활하려고 할 때마다 프로톤 빔을 쏴서 억제하는 장치를 뒷산에 설치해 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제까지의 지진은 바로 그렇게 프로톤 빔이 발사될 때의 충격으로 발생했던 것임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미 고저의 수하인 문지기와 열쇠지기가 부활해 각각 어머니인 캘리와 선생님 그루버슨(폴 러드 분)에게 빙의해 버리고, 그들이 프로톤 빔 장치를 철거해 결국 고저와 함께 봉인되어 있던 수많은 악령들이 마을에 풀려 나온다.
절체절명의 순간. 아이들은 이곤의 집이 사실은 단순한 황무지가 아니라 거대한 악령 덫으로 설계되어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을의 전기를 모두 집약하여 덫을 발동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부활한 고저의 힘을 억제하기에는 전력이 부족했다. 다시 한 번 위기의 순간, 이번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원년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들이 나타나 그들을 돕는다. 이미 죽어 유령이 된 이곤 역시 나타나 손녀인 피비를 도와 프로톤 빔을 발사한다.
결국 사건은 해결되고, 고스트버스터즈들은 다시 한 번 고스트버스터를 결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에는 2개의 쿠키가 존재한다. 하나는 본편이 끝나고 거의 바로, 하나는 크레디트가 끝나고 나온다.
첫 번째 쿠키에는 왕년의 원년멤버 중 하나인 시고니 위버도 특별출연한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후기, 평점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원작자인 댄 애크로이드가 인정한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의 정신적 후속작이다. 실제로 원년 멤버 전원이 출연하기도 하고, 원년 멤버인 레이 스탠츠의 입으로 '지난 30년간 귀신 소동은 없었다'라고 함으로써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바로 이어지는 시리즈임을(즉, 2016년 버전은 정사에 편입되지 않음) 분명히 했다.
좋은 영화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은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럼 조금 범위를 좁혀서, 좋은 후속작의 요건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1) 새로운 관객들이 불편함 없이 유입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핵심 설정에 대해서는 설명하되, (2) 기존 팬들을 위해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은 생략하고, (3) 기존 작품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잊지 않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작은 여기에 완전히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되었다.
반면,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원년 고스트버스터즈를 본 팬들이라면 환호할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기존 멤버들이 뉴욕에서의 사건들 이후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기존 멤버들이 사용하던 도구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은 기존 멤버들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등등 기존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에 대한 해답이 모두 담겨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주인공들과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혹자는 영화의 초반부가 너무 등장인물들의 소개에 치중했다고 비판하기도 하나, 어쨌든 이 영화가 단순히 시리즈 4편임을 넘어서 독립적인 영화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단계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를 보면 후속작을 예정하고 있음이 분명한 마당에 아직 한 편 이상 더 시리즈를 이끌어 나갈 주인공들을 소개하는 것은 필수적인 단계가 아닐 수 없다.
영화에는 물론 (원작 고스트버스터즈처럼)성급하게 넘어가거나, 너무 쉽게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 등이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장 근 40년에 이르는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나타난 고스트버스터즈의 모습에 울컥함을 느끼지 않는 영화 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에 대한 평점은 ★★★. 특히 올드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것이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관련 트리비아, 비하인드
1. 원작에서 이곤이 좋아하던 스낵들이 거의 다 영화에 재출연한다: 치즈잇 크래커, 트윙키 등
2. 핀 울프헤드는 자신이 이 영화에 대한 오디션에 참여하는 줄도 모르고 오디션을 봤다. 영화가 비밀리에 제작 중이었기 때문에 관련 정보들을 전부 일부러 모호하게 제공했기 때문.
3. 영화에서 인용된 계시록의 성경 구절은 1984년작에서 이곤이 인용한 것과 똑같은 구절이다.
4. 엑토-1에 장착된 사수용 좌석은 오리지널 1984년작에는 등장하지 않았고, 애니메이션판인 리얼 고스트버스터즈(1986) 부터 등장한다.
5. 영화의 감독인 제이슨 라이트만은 고스트버스터즈1과 고스트버스터즈2의 감독인 이반 라이트만의 아들이다.
6. 피비 역의 매케나 그레이스가 쓴 안경의 프레임은 이곤이 고스트버스터즈1에서 낀 것과 동일한 형태이다.
7. 핀 울프헤드는 <기묘한 이야기>에서 고스트버스터즈 코스프레를 하는 에피소드를 촬영한 바 있다.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줄거리, 결말, 쿠키, 후기 : 배경과 함께 수준도 쌍팔년도로 날려버린 놀라운 영화 (0) | 2022.08.28 |
---|---|
넷플릭스 <두 인생을 살아봐> 줄거리, 결말, 후기 : 당신을 위로하는 로맨스 (0) | 2022.08.26 |
디즈니플러스 <프라이트 나이트> 줄거리, 결말, 후기 : 섹시한 하이틴 호러 (0) | 2022.08.22 |
넷플릭스 <데이 시프트> 줄거리, 결말, 후기, 리뷰 : 평범한(?) B급 뱀파이어 헌트 무비 (0) | 2022.08.19 |
영화 <헌트> 줄거리, 결말, 쿠키, 후기 : 1980년을 관통하는 정치 느와르 (0) | 2022.08.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