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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영화 <헌트> 줄거리, 결말, 쿠키, 후기 : 1980년을 관통하는 정치 느와르

by Doolim 2022. 8. 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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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가 감독으로 데뷔한다.  무려 본인 및 정우성을 투탑 주인공으로 해서! 

 

두 거물급 배우가 한 영화에서 만나는 건 1999년작 태양은 없다 이후로 처음인데, 심지어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니 시선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

 

영화 <헌트>는 1980년대 한국 그 격동의 순간에 벌어지는 두 남자의 정치적 사투를 다룬다.

 

 

헌트 줄거리

 

안기부 해외팀 부장 박평호(이정재 분)과 국내팀 부장 김정도(정우성 분)은 사사건건 업무에서 경쟁하는 사이.  

그런데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의 미국 순방 일정에서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하고, 안기부는 내부적으로 북한의 스파이 코드명 '동림'이 정보를 누출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에 안기부장은 김정도와 박평호에게 각각 동림을 색출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렇게 동림의 행방을 찾으면서 동시에 대북 작전을 각자 지휘하는 둘.  

한편, 박평호는 예전 일본에서 근무할 당시 자신의 정보원이었으나 근무 중 사망한 조원식(이성민 분)의 딸 조유정(고윤정 분)을 한국으로 데려와 보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안기부에서 일하는 박평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계속해서 소위 운동권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박평호를 걱정시킨다.

그러던 중 내부의 작전 유출로 인해 일본에서 해외팀이 담당하던 북한군 요인 망명 시도와 국내팀의 북파 공작부대 침투 작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다.

그 작전에서 알게 된 것은, '동림'은 실존하며 그 동림이 누군가를 접촉한 일자가 2개 있으니 그 일자에 출국한 자를 색출하면 된다는 것.

 

이에 내부에 첩자가 있음이 분명함을 확신하게 된 신임 안기부장은 각각 김정도와 박평호에게 서로의 팀을 감시하라고 지시한다.

 

 

 

헌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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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호는 목성사라는 한 군수업체가 북한과 연결점이 있다고 믿고 목성사의 대표(유재명 분)를 체포해 취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김정도 역시 박평호의 주위 사람들을 시찰하기 시작하고, 이내 박평호가 맡아 기르고 있는 조유정에게 접근해 그녀를 고문하고, 그녀가 북한의 간첩일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한편, 자체적으로 동림을 쫓고 있던 해외팀 차장 방주경(전혜진 분)은 박평호의 집에 찾아와 지난 기록들을 살펴 보다가 '동림'이 출국한 날짜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한 인물의 출국기록을 발견하고, 그 인물의 이름이 예전 박평호가 사용했던 가명임을 깨닫게 된다.

즉, 동림의 정체는 바로 해외팀 팀장 박평호였던 것. 

 

박평호는 그의 정체를 눈치챈 방주경을 그 자리에서 제압해 사살하고, 그런 그를 밖에서 감시하고 있던 국내팀 차장 장철성(허성태 분)은 어디론가 도망가는 그를 서둘러 쫓지만 그와 박평호 모두 수수께끼의 인물들의 습격을 받아 납치당하고 만다.

그를 납치한 것이 김정도 일파라고 생각한 박평호는 자신은 동림이 아니며 역정보를 흘린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를 납치한 수수께끼의 인물들은 장철성을 그의 눈앞에 끌고와 살해해 버린다.  이에 그들이 김정도 일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박평호.

그들은 대남 간첩조직이었고, 계획이 바뀌었으니 이제 남한의 대통령을 암살한 후 남한의 체제를 흔드는 공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남한을 침공해 전쟁을 일으킬 것임을 알려준다.  

 

그 순간, 김정도가 이끄는 안기부 요원들이 그들의 은신처를 급습해 박평호를 구해내고, 김정도는 거기에 있던 '1호 암살 후 동림 제거'라는 문건을 보고는 그들의 목적이 대통령 암살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사실 김정도는 5. 18 광주사태 당시 진압군을 지휘했던 지휘관으로서 전두환의 비인간적인 명령에 깊이 분노하고 있었고, 그와 뜻을 같이하는 자들과 대통령 암살을 모의하는 중이었다.

북한 간첩들의 목적 역시 대통령 암살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목표를 같이하고 있으니 굳이 그들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김정도는 그대로 장철성이 동림이라고 뒤집어 씌운 채 박평호와 함께 대통령의 태국 순방 일정에 함께하게 된다.

 

그러나 만일 대통령이 암살당하면 바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것을 알고 있는 박평호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선 암살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식장에 잠입한 다른 간첩을 사살하는 등 소동을 피워 암살을 막아낸다.  그리고 김정도는 그 와중에도 대통령을 사살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하나, 난리통에 터진 폭탄 파편을 맞고 숨을 거둔다.

그렇게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박평호는 일이 시작되기 전 구출해내 남해에 있는 보리암이라는 절로 피신시킨 고유정을 찾아간다.

 

그러나 고유정은 사실 그를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북한 공작요원이었고, 그녀는 박평호에게 총을 겨누나 차마 쏘지는 못한다.

이에 다른 북한 요원들이 나타나 그에게 총알 세례를 퍼붓는다.

 

죽어가면서 박평호는 '박은수'라는 이름으로 된 여권을 고유정에게 건네며, 너는 새로운 삶을 살라고 말하고 숨을 거둔다.

고유정은 여권을 받아들고는 뭔가 결심한 듯 총을 들고 다른 북한 요원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참고로 영화 헌트에 쿠키 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쿠키 영상이라는 게 그렇게 당연히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마블이 사람들을 망쳐놓고 있어...

 

영화 헌트 후기, 평점

 

영화 헌트는 1980년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1. 동백림 사건

2. 아웅산 테러 사건

3. 리웅평 귀순 사건

4. 5. 18 광주 민주화 운동

 

영화는 사건들을 단순히 장치로 소비하지 않고, 각각의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속 사건에 인물들의 사연을 꾹꾹 눌러담는다.  그렇게 역사 속의 사건들은 감독의 시간으로 재해석되어 다시 영화 속에 담겨지고, 자칫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는 정치 스릴러 장르에 관객과의 연관성을 담아낸다.

 

다만, 영화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영화 내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 부분도 더러 존재한다.  예컨대 김정도라는 인물이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되는 5. 18에 대해서는 대강 이런 사건이다라는 식으로 3분도 안 되는 과거 회상씬에서 설명된다.  한국인이라면 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이런 역사적 지식이 없으면 정확히 김정도가 어떤 일에 분노하는지 이를 공감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물론 영화 속에서도 5. 18 당시 민간인들에 대한 어떤 참혹한 학살이 있었는지는 대략적으로 설명되긴 하지만, 왜 어떤 맥락에서 그런 사태가 발생했는지는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는 관객들로서는 여전히 공감이 힘들 것이다).

 

나의 헌트에 대한 평점은 ★★★.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명배우들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정치 스릴러이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이를 오용해 신파로 만들거나 정치적 프로파간다의 선전의 장으로 삼는 우를 범하지 않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영화 헌트 관련 이모저모

 

1. 헌트 특별출연

명배우 이정재의 입봉작이라 그런지 많은 탑급 배우들이 그냥 지나가는 역할로 헌트에 특별출연한다.  너무 유명한 배우들이 대사도 없는 단역으로 나와서 맥거핀인가 의심스러울 정도.

초반 일본에서의 요인 귀순 작전에서 해외팀 요원으로 나오는 인물들은 각각 주지훈, 김남길, 박성웅, 조우진 등이다. 이 중 대부분의 인물은 대사도 없이 총격전만 하다가 숨을 거둔다(...) 

그 외에 중반에 귀순하는 북한군 공군 대위(리 중좌) 역할로는 황정민, 목성사 사장 역으로는 유재명, 박평호의 일본 주재 정보원 조원식 역할로 이성민 등이 출연한다.

 

2. 이번 작품이 대중과 평단에 모두 호평을 받음에 따라 이정재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정작 이정재는 아직은 배우에 집중하고 싶다며 차기 감독작은 따로 구상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3. 영화에는 워싱턴, 도쿄, 방콕이라는 세 곳의 외국 배경이 등장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정작 촬영은 모두 국내에서 이뤄졌다. 

 

4. 원래 장철성 역에는 진선규가 캐스팅되었으나 일정 문제로 하차하고 허성태가 합류하게 되었다.

 

5. 원래 영화의 원제는 <남산>이었다.  영화 제작에 거의 4년이 걸렸는데, 그 와중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하여 비슷한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제목을 바꾼 듯?

 

6. 중간에 북한 공군기를 타고 귀순하는 리 중좌의 이야기는 실제로 그렇게 북한 미그기를 타고 귀순한 이웅평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다.  이웅평의 귀순 당시에도 이웅평이 북한에서 우연히 주운 라면 봉지에 '하자가 있으면 교환 환불해 주겠다'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고, 이런 작은 물건도 교환 환불해 줄만큼 선진환된 경제 체제를 갖춘 남한에 감동해 귀순하게 되었다는 썰이 있었는데 정작 나중에 이웅평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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