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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넷플릭스 <루> 줄거리, 결말, 후기, 해석 - 여성판 테이큰을 기대하지는 마시길

by Doolim 2022. 9. 2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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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총을 능숙하게 다루는 한 노년의 여성. 그리고 그녀의 옆집에 그녀로부터 세를 얻어 살고 있는 모녀.

평소에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을 정도로 퉁명스러운 노년의 여성은, 옆집의 아이가 그동안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아빠로부터 납치당하자 분연히 일어서 납치범들에게 맞선다.

왠지 여성판 <테이큰> 내지 <존윅>이나 <아저씨>가 생각나는 설정이다.
앞의 세 작품들은 모두 시원한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만큼, <루>에서도 그와 비슷한 액션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넷플릭스 루 줄거리

강아지 잭스와 함께 혼자 살아가는 고독한 노년의 부인, 루(앨리슨 재니 분).
왠지 모르게 그녀는 집안의 살림을 정리하고, 예금을 전부 찾아오는 등 죽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나 도슨(자니 스몰렛 분)은 그런 까칠한 집주인 루로부터 세를 들어 살고 있다.

그녀는 필립과 결혼한 사이지만, 필립은 전쟁범죄로 인해 당국으로부터 쫓기던 중 집에서 자폭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해나는 딸인 비(Vee)와만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폭풍우 몰아치던 밤, 비가 납치당한다. 통신도 모두 두절되어 외부로 연락을 취할 길이 없던 그녀는 옆에 사는 루에게 달려가 상황을 설명한다.

이에 루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라이플과 생존도구로 가득찬 배낭을 꺼내들고 추격에 나선다.

비바람 치는 날 한가운데 두 여자의 추격이 시작된다.

넷플릭스 루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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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와 해나는 마침내 필립을 거의 따라잡는 데 성공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그를 놓치고 만다.

이에 루는 해나에게 날씨가 좀 개었으니 무전기를 가지고 도움을 청하라며 그녀를 보내고, 필립이 비와 함께 야영하는 장소로 몰래 접근한다.

그 곳에서 필립과 결투를 벌이는 루. 알고 보니 루는 전직 CIA 요원이었으며, 필립은 그녀의 아들이었다. 임무 수행 중 필립이 납치당했으나 루는 그를 구하지 못했고, 필립은 그 때의 트라우마로 나중에 특수요원이 되어서도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다녔던 것.

이에 어머니인 루가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깊은 상처를 입은 필립은 바로 루를 유인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기획한 것이었다.

필립은 루를 제압하고 비를 데리고 떠나며 등대에서 보자고 한다.

해나는 간신히 보안관에게 연락을 취한 뒤 루를 다시 찾아오고, 루의 배낭 속에서 분명 필립이 그녀를 향해 남긴 것이 명백한 메시지들을 발견하고 둘의 사이를 추궁한다. 이에 루는 두 사람이 모자관계임을 밝히고, 필립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이제껏 이 사실들을 숨겼다고 하지만 해나는 그런 그녀를 비난하며 혼자 등대로 가버린다.

연락을 받은 보안관은 필립의 신원조회를 하다가 필립과 루 모두가 각각 연방수사국과 CIA로부터 쫓기는 상황임을 알게 된다. CIA는 등대를 봉쇄하고 자신들이 그들을 처리하려고 한다.

등대에서 만난 가족들. 해나와 비는 먼저 탈출에 성공하고, 루와 필립은 해변에서 사투 끝에 CIA의 헬기에 발견되어 사살당한다.

이후 해나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물려준다는 루의 유서를 발견하고 루의 재산들을 모두 처분한 뒤 섬을 떠난다.

그런 그녀를 누군가가 배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다.


넷플릭스 <루> 후기, 평점


주의 : <루>의 결말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음

먼저, 넷플릭스 <루>를 감상하면서 테이큰의 묵직한 액션이나 존윅의 택티컬한 액션, 또는 아저씨의 날 것 그대로의 뼛조각 부숴지는 듯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영화에도 물론 액션씬은 존재하고, 각각의 액션씬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뛰어나지도 않다. 더욱 중요하게는 각각의 액션씬은 짧은 반면 그 사이를 채우는 숨겨진 과거에 대한 회상, 추론, 인물간의 대화가 훨씬 많기 때문에, 사실 이 영화는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두 서로 다른 어머니에 관한 드라마에 가깝다.

루는 항상 홀로 서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루가 등장할 때마다 화면의 정중앙에 놓이는 구도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보통 화면의 정중앙에 놓이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인물이다. 루는 그래서 홀로이고, 닫혀 있지만 강한 존재이다.

반면 해나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등장하고, 처음 등장씬부터 열린 구도에서 나타난다. 해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고, 개방적인 존재이다.

루는 결국 특수요원으로서는 자신이 기도했던 바를 완수하지만, 어머니로서는 실패하면서(자식을 구원하지 못했으므로) 사실상 사회에서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해나는 어머니로서 성공하면서(자식을 구원했으므로), 죽음 대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그렇게 강하지만 자식과 떨어진 어머니와 약하지만 자식과 함께인 어머니를 대비하면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대비는 영화 속 두 인물의 상처에서도 드러난다. 루는 영화 내내 손의 부상으로 고통받는다. 손은 남에게 내미는 것이다. 악수를 위한 것이다. 이런 손을 다쳤다는 것은, 관계의 불능을 나타낸다. 손을 내밀 수 없기에 그녀는 고립되어 있다.

한편, 해나는 딸 비를 잃으면서 발을 다친다. 발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이다. 그녀는 앞으로 걸을 수는 있지만, 심하게 흔들린다. 그녀를 지탱하는 딸을 잃었기 때문이다. 반면 루는 이미 오래 전 아들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그것이 둘의 가장 큰 차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여성의 다른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걸프전 당시라는 시대적 상황과 CIA, 특수요원 등의 설정을 이용한다.

하지만 사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설정들이 두 서로 다른 모성이 맞게 되는 결말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불분명하다. 어쨌든 지금은 걸프전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만약 영화에서 특수한 시대적 설정을 끌어온다면 주제의식 또는 플롯과 어떤 형태로든 당위적인 관련성이 있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루나 필립의 행적은 배경이 현대라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걸프전 당시인 몇십 년 전이라고 해서 주제나 영화 속 장치에 뭔가 차이가 생겼을 것 같지도 않다. 핸드폰이야 폭풍 때문에 기지국이 불통이 됐다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단지 영화 속에서 핸드폰을 제거하기 위해서 그 당시를 배경으로 설정한 것이라면, 굳이 영화 초반 대통령의 연설까지 보여줘가며 걸프전 이야기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결과적으로 뭔가 있어 보이는 시대적 배경 설정이지만 사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굳이...? 싶은 요소이다.


나의 <루>에 대한 평점은 ★★. 드라마로는 이야기를 무난하게 풀어나간 편이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를 처음 꺼내들 때 기대했던 바가 서로 다른 모성에 관한 드라마가 아니라 중년 여성판 <아저씨>에 더 가깝다는 편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시놉시스를 본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렇게 기대했을 것이다. 감독이 애초에 난 그런걸 의도한 적이 없다고 역설하면 할 말은 없는데, 어쨌든 드라마에 액션을 살짝 가미한 정도의 장르는 별로 대중적인 취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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