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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넷플릭스 <더 버블> 줄거리, 결말, 평점 - 격리를 둘러싼 블랙코미디

by Doolim 2022. 4. 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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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클리프 비스트6>이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요새 넷플릭스가 돈을 막쓴다지만, 카렌 길런같은 대세 배우가 참여하는데도 뭔가 엉성한 CG에...심지어 클리프 비스트6이라는데 1편부터 5편까지의 정보는 아무데서도 찾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며 알림을 누르고 나서 얼마 후, 넷플릭스는 영화 제목을 바꾸어 공개한다.

 

그것이 바로 <더 버블>이다.

 

영화 기본정보

감독: 주드 아패토우

주연: 카렌 길런, 페드로 파스칼, 레슬리 만, 아이리스 아패토우, 

개봉시기: 2022. 3월말

상영 시간: 126분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넷플릭스 더 버블 줄거리

 

 

영화는 <클리프 비스트>라는, 나름 성공해서 6편을 이제 막 제작하려고 하는 괴수물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을 탄 유명한 인디 감독을 섭외하고(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섭외방식이다...), 기존의 배우진들을 끌어모은다.

 

그 중에는 마지막 시리즈였던 5편에서 출연을 고사하고 한 번 시리즈를 떠났던 캐롤(카렌 길런 분)도 있었다.  캐롤은 처음엔 애인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완곡히 거절하려고 하지만, 에이전트의 설득에 넘어가 촬영현장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촬영현장 역시 코로나 상황임을 감안해 완전한 격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캐롤은 그렇게 촬영현장에 도착하자마자 2주동안 이 버블* 안에서 격리되고, 처음에는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보며 정신을 차려보려 했던 캐롤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 코로나 상황에서 특정한 현장을 격리구역으로 삼아 그 안에 인원들을 격리시키는 형태를 '버블'이라고 칭하는 듯하다.

마침내 격리가 끝나고 만나게 된 배우들.  그 중엔 한번 시리즈를 떠났던 캐롤은 못마땅하게 여기는 로렌(레슬리 만 분)도 있었고, 긍정적인 삶을 전도하며 마치 사이비 교주처럼 구는 션(키건 마이클 키 분), 연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틱톡 스타여서 캐스팅된 크리스탈(아이리스 아패토우 분), 전형적인 '나쁜 남자'인 더스틴(데이빗 두쇼브니 분), 약과 섹스에 탐닉하는 디터(페드로 파스칼 분), '인싸'스럽고 부산스러운 하위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배우들을 이끌어 갈 감독은 얼마 전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화로 영화제에서 수상한 인디 감독 대런(프레드 아미센 분)이었다.

 

그렇게 개성있는 배우들을 잘 다독이며 영화 촬영을 시작하지만, 순식간에 촬영현장 안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타나 버린다.

계속해서 감금이나 다름없는 격리가 반복되는 촬영현장에서 배우들은 지쳐가고, 하나씩 끝도 없이 이어지는 촬영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가둬진 방 안에서 슬슬 정신병에 가까운 불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과연, 이 영화는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을까?

 

 

더 버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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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가 계속되자 캐롤은 애인과 헤어지게 되고, 홧김에 호텔의 옆 구역에서 '버블'을 당하고 있던 한 축구선수와 원나잇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격리에 지친 하위는 참다못해 촬영을 때려치겠다며 호텔에서 중간에 도망가 버린다.

이에 프로듀서인 가빈은 이와 같이 배우들의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는데다가 계속해서 격리때문에 촬영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되어 현재 예산으로는 정상적인 촬영을 진행할 수 없다고 총괄 프로듀서에게 간곡히 요청하지만, 총괄 프로듀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현재 예산 안에서 알아서 배우들을 잘 구슬러 촬영을 진행하라고만 한다.

 

그렇게 격리와 해제가 반복되는 가운데 배우들은 결국 견디다 못해 단체로 약을 빨며(?) 파티를 즐기다가, 다같이 힘을 모아 제작사의 압제에 대항하기로 한다.

 

헬리콥터를 탈취해 유유히 촬영장을 벗어나는 그들.

그리고 황망하게 그들을 바라보는 프로듀서와 감독진들.

프로듀서는 아무래도 이 영화는 망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감독은 잘 이어붙히면 어떻게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리고 2년 후.

마침내 영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온갖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게 된다?

이어지는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면 영문을 알 수 있다.

바로 감독이 이 영화를 평범한 괴수영화가 아니라, 버블에 갇혀 하루하루 미쳐가는 배우들의 모습을 그린 모큐멘터리*로 편집해낸 것이다.

 

* 모큐멘터리: 마치 논픽션 다큐멘터리처럼 제작하면서 사실은 각본이 있는,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쇼 형식을 말한다.  철저하게 카메라가 관찰자 시점을 유지한다는 데서 마치 객관적인 현실세계를 담아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가 연출된 것이다.  미드 <오피스>, <모던 패밀리>와 국내 <음악의 신>, <방송의 적>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행복해졌으니 그럼 된 것 아닐까요? 아닌가?

 

 

 

 

더 버블 평점

 

 

서두에서도 밝혔듯 넷플릭스는 영화 속의 영화를 예고편으로 사용하고 다시 이를 뒤엎는(?) 기발한 홍보방법을 이용했다.

 

즉, 원래의 영화인 <더 버블>은 <클리프 비스트6>라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인데, 넷플릭스의 예고편에는 처음에는 <클리프 비스트6>를 공개해 놓고 실제 공개할 때는 <더 버블>을 공개하는 식으로 한 바퀴를 돌아온 것이다. 이는 더 버블 속 감독인 대런이 클리프 비스트6를 만들겠다고 해놓고 촬영이 엉망이 되자 궁여지책으로 모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를 만든 상황과 비슷하다.  

 

일단 영화의 흥미로운 홍보 방식은 둘째치고 영화 자체를 보자.  영화는 '버블'에 갇힌 배우들이 점점 예민해지고, 과격해지며, 이기적으로 변모하는 모습들을 블랙 코미디의 화법으로 묘사한다.   물론 빵빵 터지는 씬은 없지만, 일단 코로나로 인한 격리 상태라는 상황 설정 자체가 현재 우리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기에 공감이 되는 장면들이 무척 많다.  

 

예를 들면 캐롤은 영화에서 사실 가장 많은 것을 잃는 인물이다.  캐롤은 격리로 인해 애인과도 헤어지고, 원나잇을 했다가 성병에 걸리는가 하면 막판의 인터뷰에서도 영화 속의 '빌런'인 것처럼 묘사된다.  캐롤이 이런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은 그녀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괴팍해서라기보다는 정말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그녀에게 유독 가혹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격리로 인해 애인도 잃고 친구도 잃고 인간관계도 잃어버리는 그녀는 지금 격리와 해제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지막 장면에서 밝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도 왠지 모를 짠함을 감출 수가 없다.

 

'영화를 만드는 영화'라서 그런지 배우 카메오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스턴트 감독 역할로는 존 시나가 줌 미팅으로 등장한다.  코로나가 너무 심해져서, 액션 감독인 존 시나가 무서워서 촬영현장으로는 못 오겠으니 줌 미팅으로 배우들의 동선을 지시하는 상황(...)(아니 그럼 배우들은 코로나 안 걸리냐고...).

 

촬영현장에서 캐롤이 도망치다 맞닥뜨리는 제임스 맥어보이 역할로 제임스 맥어보이도 나온다.  캐롤이 프로페서 X를 언급하자 "그것 말고 다른 역할도 많이 했다고!"라며 역정을 내는 장면이 일품이다.

 

시상식 자리에는 스타워즈 시퀄로 유명해진 데이지 리들리가 디터의 친구인 '케이트' 역할로 출연한다. 본인도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  영화 중간 디터가 환상 속에서 동영상 속의 피트니스 강사로 나오는 케이트와 섹스를 하는 상상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부분과 연결된 것이다. 

 

아무튼 흥미로운 마케팅 시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로튼토마토에서 처참하게 까이고 있다. 거의 아담 샌들러의 쓰레기 영화에 준하는 수준이다...

 

왓챠피디아에서도 눈에 띄게 혹평을 받고 있다.

 

전반적인 평은, '코미디 영화임에도 웃기지 않다'라는 것이다.  영화의 마케팅은 흥미로웠지만 사실 기본적으로 영화가 블랙코미디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딱히 빵빵 터지는 요소가 없다(그 와중에 잊을만하면 이악물고 들어가는 토사물 개그는 덤이다).  차라리 정말로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카렌 길런의 팬이라면 ★★☆.  최근에는 그래도 1년에 한편 정도는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고 있지만 확실히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고, 그나마도 액션물이 아닌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다.  하지만 카렌 길런만 보자고 보기에는 영화가 다소 길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더 버블> 관련 TMI

 

1. 1980-90년대 미국의 명배우인 데니스 호퍼의 딸 갈렌 호퍼(크리스탈의 친구이자 스턴트 감독의 딸로 나온다)의 데뷔작이다.

 

2.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는 배우들 중 레슬리 만은 감독 주드 아패토우의 아내이고, 아이리스 아패토우는 주드 아패토우의 딸이다.

 

3. 영화에서 레슬리 만(로렌 역)의 입양아로 나오는 라피는 "엄마가 프렌드에 나왔던 사람이랑 사귀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데, 레슬리 만은 과거 폴 러드와 몇 번 영화에서 공동주연을 맡은 적이 있다.  폴 러드는 전설적인 시트콤 <프렌즈>의 마지막 시즌에 일부 출연했다.

 

4. 마리아 바칼로바(호텔의 여종업원)는 영화 촬영 중 자신이 <보랏2>로 인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5. 괴상한 관계에 있는 케이트(데이지 리들리 역)와 디터(페드로 파스칼 역)는 모두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 출연했었다.  데이지 리들리는 스타워즈 본편 시퀄 시리즈의 주인공 레이, 디터는 스타워즈 외전인 <만달로리안>의 주인공으로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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