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어려움
매일 무언가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어떨 때는 하루 종일 뭔가를 써 볼까 고민하다가도, 결국 쓸 것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 글쓰기를 포기하고 나가 놀다 보면, 문득 어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글을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내야겠다는 얼개까지 한 번에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게 내일 쓸 거리를 생각해 두고 잠이 들면, 다음 날이 되면 정말 거짓말처럼 까맣게 사라진다. 어딘가에 적어 놓지 않은 이상 그 아이디어는 영영 유실된 것이다. 뭐 이렇게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이라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이라 하지만, 중요한 내용들만 기억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제 그 기억은 나와 영원히 헤어져 다시 만날 수 없는 슬픈 미아가 되었다. 그 수많은 기억들은 아마도 지금도 스틱스 강 어딘가에서 버려진 유기물처럼 떠다니고 있을 것이다.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소재를 떠올리고, 순식간에 잊어 버리는 그 과정들 속에서 수도 없이 많은 기억의 미아들이 발생해 버린다. (글쓰기가 이렇게 위험한 활동이다)
그렇게 어렵게 건져낸 생각의 조각들을 하나씩 써서 모으다 보면 블로그에도 어느새 글이 솔찬히 쌓인다.
그리고 그렇게 모아낸 블로그에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으레 광고 제의가 들어오기 마련이다.
범람하는 광고 문의
최근 내 네이버 블로그를 사용해서 광고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처음엔 메일로 하루에 2-3개씩 들어오더니 내가 답장이 없으니 애가 탔는지 댓글이나 쪽지로까지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쪽지로 문의를 하면서 네이버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포인트를 선물한 경우도 있다! 성의를 봐서 한 번 답장해줄까 했지만 아래에서 말할 이유 때문에 답장하지 않았다)
만약 저들이 내 블로그가 그렇게 탐이 난다면,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내 블로그가 상위검색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살펴보면 내 네이버 블로그의 최신 포스팅조차도 조회수가 3-4에 불과하다. 심지어 얼마 전엔 최근 서브컬처계에서는 가장 핫한 소재인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주제로 글을 썼음에도 조회수가 15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보면 대체 왜 내 블로그에 광고를 싣고 싶어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최적화 블로그며, 고품질이며 하는 용어들이 떠돌아다니지만 네이버 내부의 블로그 검색 메커니즘을 까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로서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풀리지 않는 궁금증
실은, 한 번은 호기심에 답장을 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소위 '테스트'를 시키면서 이것저것 이상한 글들(별 내용은 없고, 한 줄짜리 아무 의미도 없는 문장이 대부분이었다)을 4-5번씩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라고 시키더니 그 후론 연락이 없다. 되면 되는건지 안 되면 왜 안 되는 건지 자기들이 먼저 연락을 했으면 알려는 줘야 할 것 아닌가.
메일이며 쪽지 댓글 등 오만 가지 방법으로 주말에까지 나를 귀찮게 하더니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니 입을 싹 씻어버리는 그들의 행태에 별로 앞으로도 협조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애초에 남의 블로그를 사용하는 것이니만큼 네이버 약관에 위반될 가능성도 높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하기는 하다. 모든 블로거들에게 똑같이 이런 연락이 가는 게 아니라면 내 블로그가 왠지 광고에 적합한 상태라는 건데, 그 이유는 뭐고 왜 내가 쓴 글들을 검색에 별로 노출이 되지 않는 걸까? 그치들은 2015년 전 개설되어 일정 포스팅이 있는 블로그들이 상위검색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그게 근거가 있는 소린지도 모르겠다.
사실 아무도 찾지 않는 블로그이다보니 그냥 마음편히 팔아넘기고 푼돈이라도 만져보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물론 나 스스로도 제대로 관리해 오지 않긴 했지만)그래도 오랜 기간 갖고 있으면서, 때론 일기처럼 쓰면서 위안을 얻었던 공간인데 뭐가 올라올지도 모르는 똥통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내가 늙어서 무엇으로도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 생각정도는 해 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아마 그 때쯤 되면 블로그라는 게 없어지고 메타버스인가 뭣인가에서 필요한 정보와 글들을 검색하게 되겠지. 그리고 그 때도 아마 나는 아무도 찾지 않는 블로그를 멸종된 생물처럼 찾아 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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