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EU 세계관(마블과 대립되는 DC 유니버스의 세계관)에 속해있는 영화가 오랜만에 개봉했다. 제목은 블랙 아담.
다른 DCEU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며, 원작에서는 독립적인 히어로라기보다는 샤잠의 메인빌런으로 유명한 캐릭터이다.
영화 속에서와 비슷하게 원작에서의 블랙 아담은 그냥 악당이라기보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안티히어로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되며, 때로는 정의로운 목적으로 행동할 때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폭력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마법 퍼니셔'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드웨인 존슨이 주인공 블랙 아담 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영화 블랙아담은 2020년부터 촬영을 시작해 코로나 시기에 개봉을 연기, 2022년 10월에 비로소 전세계에 개봉되었다.
향후 이어질 DCEU 계열 시리즈 영화에서도 활약하게 될 블랙아담의 탄생에 관한 영화 블랙아담의 줄거리를 알아보자.
블랙아담 줄거리
이집트 내지 중동의 어느 곳에 존재하는 가상의 국가 칸다크. 그 곳에서 국민들은 '이터니움'이라는 광물을 캐기 위해 노예처럼 부려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노예 중 한 사람이 샤잠이 그러했던 것처럼 마법사 의회의 선택을 받아 그들의 챔피언으로 거듭나 왕의 폭정에 종식을 가하게 되고, 영웅은 그 후 몇천 년 동안 잠들게 된다.
다시 배경은 현대. 칸다크는 인터갱이라는 국제 용병단의 폭정 아래 놓여 있고, 소년 아몬(보디 사봉기 분)과 그의 어머니 아드리아나(사라 사히 분)는 그들의 눈을 피해 잠든 고대의 영웅을 깨우기 위해 칸다크의 왕이 제조한 유물 '사박의 왕관'을 찾으려 유적을 뒤진다.
그러나 그 유적을 발굴하는 와중 인터갱이 그들을 급습하고, 위기의 순간 아드리아나가 영웅을 깨우는 주문을 외우자 마침내 잠들어 있던 고대의 영웅, 블랙 아담(드웨인 존슨 분)이 눈을 뜬다.
블랙아담 결말
블랙아담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랙 아담이 깨어나자 그의 존재를 세계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 태스크 포스 X의 수장 아만다 월러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JSA)를 파견하여 그를 구속하려고 한다.
이에 JSA 소속인 호크맨(알디스 호지 분),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 분), 아톰 스매셔(노아 센티네오 분)와 사이클론(퀸테사 스윈델 분)은 그를 막기 위해 칸다크에 급파되어 아담과 싸우지만 거의 반신(Demi god)에 필적하는 그의 힘에 모두 무릎을 꿇고 만다.
이에 아드리아나와 아몬은 인터갱이 칸다크를 압제 하에 지배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라고 하며, 그들끼리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 인터갱과 싸우라고 요구한다.
그 와중에 아드리아나와 동료인 척 하면서 사박의 왕관을 같이 찾던 이스마일(마르완 켄자리 분)은 사실 인터갱과 손을 잡고 사박의 왕관을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아드리아나는 아몬을 납치한 이스마일에게 어쩔 수 없이 사박의 왕관을 바친다.
그리고 사박의 왕관을 쓴 채 분노한 블랙 아담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이스마일. 그러나 이는 모두 그의 계책이었고, 죽음을 통해 최후의 바위(죽음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일종의 이면세계)에 가게 된 이스마일은 샤잠이나 블랙아담이 마법사 회의의 선택에 의해 챔피언이 된 것처럼 악마들의 선택을 받아 '사박'이 된다.
한편, 사건이 모두 종결된 것으로 오해한 JSA와 블랙 아담.
블랙 아담은 사실 마법사들의 선택을 받은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이었고, 그야말로 진정한 영웅이지만 아들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블랙 아담의 힘을 자신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폭군의 부하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으며, 자신은 영웅도 무엇도 아니기에 이 힘은 저주에 불과하다면서 JSA에게 자신을 가둬달라고 부탁한다.
현실세계에 다시 나타난 사박은 지옥문을 열고 칸다크를 파괴하기 위해 전진한다. JSA는 그를 막기 위해 애를 쓰지만 블랙 아담보다도 강력한 그 힘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에 닥터 페이트는 마지막 힘으로 그를 잡아두면서 동시에 텔레파시를 보내 갇혀 있는 블랙 아담을 일깨워 그만이 사박을 막을 수 있다고 외친다.
결국 닥터 페이트는 사박에게 당하지만, 블랙 아담은 제때 도착해 남아 있는 호크맨 그리고 다른 JSA들과 힘을 합쳐 사박을 무찌르는 데 성공한다.
쿠키 영상은 1차 크레딧이 끝나고 1개 존재한다. DCEU의 영화를 앞으로도 볼 예정이라면 반드시!!!보고 나와야 한다.
아만다 월러는 블랙 아담이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것은 허락한다면서 칸다크에서 나올 경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위협한다.
그러자 블랙 아담은 그녀를 비웃으며 이 행성의 누구도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이에 아만다는 그래서 이 행성 외의 사람을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 뒤에 어둠 속에서 나타난 인물은...바로 헨리 카빌의 슈퍼맨!!!
"블랙 아담, 요즘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녔다더군."
블랙아담 후기, 평가
블랙아담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우스 오브 왁스>와 <오펀: 천사의 비밀> 등 호러영화로 커리어를 시작한 감독 자움 콜렛 세라는 전작 <정글 크루즈>에서 드웨인 존슨과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준 후, 이 영화를 통해 마침내 명실공히 메인스트림 상업영화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평하듯 70%의 액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즘 대비되는 마블 영화는 점점 CG 수준이 나빠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장면에 CG가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특수효과 수준을 보여준다. 뒤에서 살펴볼 바와 같이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단점이 1회차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속도감 있는 전개와 화려한 시각효과를 통해 일반 관객의 눈을 제대로 휘어잡는 느낌이다.
<블랙 아담>은 불행한 과거사를 가진 테스 아담이 단순히 힘만을 휘두를 줄 아는 안티히어로에서 어떻게 진정한 영웅에 가깝게 다시 태어나는지에 관한 여정을 따라간다.
실제로 영화 중반까지 내내, 블랙 아담의 수트에 그려진 번개 모양은 오염되고 변색되어 어두침침한 모습이다. 그의 마음이 아직은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똑같은 금색 재질을 사용하는 호크맨과 닥터 페이트의 갑옷과 투구는 보란듯이 번쩍거리고 있다. 그렇게 전통적인 히어로들과 블랙 아담은 섞일래야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린다.
그들이 서로 다른 존재라는 것은 중반 호크맨과 블랙아담의 실내 전투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블랙 아담은 실내에서 전투를 펼치면서, 아몬의 침실 벽에 걸려있던 다른 슈퍼히어로들의 상징물(배트맨의 배트 마크, 슈퍼맨의 S 문양, 원더우먼와 플래시의 포스터 등)들을 하나씩 파괴한다. 비록 그가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가 내뻗는 주먹과 번개에 차례대로 다른 슈퍼히어로들의 상징물이 떨어져나가는 모습에서, 그가 기존의 영웅들과 대립되는 적어도 같은 편에 설 수만은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암시된다.
마지막 순간 닥터 페이트는 자신을 희생하며 블랙 아담을 일깨우고, 그렇게 다시 태어난 블랙 아담은 보다 선명해진 금빛 번개 마크가 아로새겨진 수트 그리고 영화 속에서 '히어로의 상징'이라고 언급되는 망토를 걸친 모습으로 최종보스와 맞선다.
그리고 이런 영웅이 되어가는 여정에서의 수많은 액션씬은 확실히 액션영화의 팬들을 만족시킨다. 블랙 아담이 처음 깨어나서 인터갱과 맞서는 동굴에서의 액션, 인터갱의 플라이바이크를 추격하는 비행 액션, JSA와 블랙아담의 4:1 다구리 액션에서부터 마지막 페이트와 사박의 마법 전투까지 시각적 경이로움을 끊임없이 선사해 준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블랙아담이 영웅으로서 각성해 나가는 여정에 과정과 결과는 있을지언정, 그 과정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끊임없이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블랙 아담은 처음에는 자신의 원래 가족과 닮은 아드리아나와 아몬의 요청에 의해, 최후엔 닥터 페이트의 설득에 의해 영웅이 된다. 대부분의 영웅들이 자신의 내면에 잠들어 있는 의지와 자발적인 각성으로 영웅이 되는 것과는 정반대의 과정이다. 아마도 슈퍼히어로물 영화 사상 가장 수동적으로 각성하는 영웅이 아닐까 싶을 정돠.
(물론, 블랙 아담은 정상적인 포지션의 일반적인 슈퍼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자발적인 각성보다는 그를 끊임없이 다잡아 줄 외부의 목소리가 필요했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니 다른 슈퍼히어로물과 대별되는 이런 '수동적인 각성'의 과정이 오히려 큰 흠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와 별개로 블랙아담의 단독 영화 치고는 불필요하게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도 흠이다. 사이클론과 아톰 스매셔의 캐릭터는 중간중간 흥미로운 케미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메인 플롯과 너무나 벗어나 있다. 사실 그 둘을 완전히 영화에서 빼고도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단지 '앞으로의 DCEU에 등장할 거니까 알아두라'는 식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영화 속 아톰 스매셔의 캐릭터 자체가 스파이더맨이나 데드풀의 캐릭터와 너무 겹쳐보인다는 점도 매우 실망스럽다(심지어 하필 마스크 부분까지 그 두 캐릭터와 너무 비슷하다). 앞으로도 다른 DCEU 영화에서 써먹으려는 의도로 소개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면 그 캐릭터에 대해서는 대충 잘나가는 옆집의 캐릭터를 빌려올 게 아니라 좀더 고민을 했어야 했다.
영화의 메인 플롯을 이끌어가는 아드리아나와 아몬 배우의 연기 수준도 다소 불만스럽다. 아드리아나 역의 사라 샤히는 그럭저럭 그렇다쳐도, 아몬 역의 배우 보디 사봉기는 발성도 그렇고 감정 연기도 보고 견디기 힘든 수준이다. 특히, 마지막에 사박이 지옥에서 소환한 죽은 자의 군대와 싸우기 위해 칸다크의 시민들을 설득하는 장면은 아몬 캐릭터의 백미 같은 부분인데, 아몬은 그 자리에 서서 뜨거운 열변을 토해내는 대신 옆에 있는 슈퍼 주인에게 조금 더 할인을 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투로 이야기한다. (나는 아몬이 옆에 있는 인물에게 속삭이는 줄 알았다)아무리 그저 블랙아담의 각성을 도와줄 기능적인 배역에 불과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를 굳이 기용했어야 했나 싶다.
나의 블랙아담에 대한 평점은 ★★★. 참고로 별 반 개는 영화의 쿠키 장면 때문에 준 것이다. 그냥 대충 웃기지도 않는 개그나 쳐대거나 지들만 아는 '그뭔씹'에 불과해져 버린 마블식 쿠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굉장히 오랜만에 전율 그리고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폭발하게 만든 진정한 의미의 쿠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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