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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위선의 폭로 혹은 화끈한 액션? - <헌트> 줄거리, 결말, 평점

by Doolim 2022. 1.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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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깊은 숲 속.

 

묶여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깨어난다.

 

그리고 영문을 모르고 주위를 둘러보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무차별적인 총격이 가해지고, 간신히 총격으로부터 도망친 사람들은 함정에 빠져 하나둘씩 목숨을 잃어간다.

 

그러나 그 중 한 명, 크리스털(베티 길핀 분)만은 아무렇지도 않게 상황을 파악하며, 자신들을 '사냥'하는 누군가에게 서서히 접근해 가는데...

 

사냥과 함께 영화 <헌트>가 시작된다.

 

*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2022. 1. 23.까지만 볼 수 있으니 넷플릭스를 통해 감사하려는 시청자들은 참고하자.


헌트 줄거리

 

어딘지 알 수 없는 숲 속에서 하나둘씩 깨어난 사람들.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깨어난 이들은 숲 한가운데의 공터로 모여든다.

 

공터에 놓인 한 거대한 박스를 뜯어내자, 안에는 무기들이 가득 비치되어 있었다.

무기를 받아들고 그나마 안심하는 것도 잠시, 갑자기 어디선가  총격이 시작되고 현장은 아비규환이 된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헌트'

이리저리 도망치던 그들은, 도시괴담처럼 떠돌던 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기득권층들이 놀이 삼아 한 저택에 사람들을 가둬놓고 사냥하는 놀이를 벌인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이 그 사냥감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의혹과 두려움 속에 사람들은 하나둘씩 누군가에게 사살된다.

 

 

헌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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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크리스털은 침착하게 동요하지 않고 가게 주인으로 위장하고 있던 주최측의 인물들을 제압해 무기를 확보한다.

 

 

가게 주인들은 이 곳이 아칸소 주라고 했지만, 추격을 따돌리고 도주에 성공한 크리스털은 이 곳이 미국도 아니고 유럽의 어딘가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해당 국가의 관리들에게 취조를 받던 크리스털을 구해 준다는 명목으로 미국 대사관에서 사람이 도착하지만, 그 역시 주최측의 인물이었고, 크리스털은 그조차도 제거한 후 다시 도주를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주최측의 인물들을 대부분 제압한 크리스털은 두목이라고 할 수 있는 아테나(힐러리 스웽크 분)를 만나러 그녀의 저택으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이 모든 일에 대한 진실을 듣게 된다.

 

사실 '저택에서의 사냥'이라는 것은 있지도 않았고, 그저 부유한 CEO였던 아테나와 그녀의 동료들이 농담 삼아 한 문자메시지들이 우연히 유출되면서 사람들이 그것을 진짜로 믿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아테나와 동료들은 이제까지 그들이 이뤄온 모든 것들을 잃게 되었고, 이에 SNS에 그런 글들을 올려서 자신들을 비난한 사람들 중 일부를 선별해 진짜 '저택 사냥'을 벌일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그리고 아테나는 크리스털도 그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크리스털은 약간 어처구니 없어하며 대답한다.

 

"(아테나가 방금 읽어 준 SNS의 포스팅은)정확히 내 생각은 아니야. 엉뚱한 크리스털을 잡아 온 것 같은데. 동네에 크리스털 크리시가 또 있거든. 철자를 메이가 아니라 매이라고 쓰지만."

 

아테나는 그 말을 듣고 혼란스러워 하다가 이미 이제와서 돌이킬 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다짜고짜 크리스털과 싸움을 시작한다.

 

긴 싸움 끝에 아테나를 제압한 크리스털.  그녀에게 아테나가 다시 묻는다.

 

"네가 그 크리스털이 맞지? 제발 내가 잘못 잡아 온 게 아니라고 말해줘."

"아니야."

 

그렇게 아테나를 처리한 크리스털은, 저택에 있던 아테나의 우아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탈출용으로 준비되어 있던 전세기를 타고 유유히 집으로 돌아간다.

 

 

헌트 평점

 

이미지 출처: 로튼토마토
이미지 출처: 왓챠피디아

헌트의 로튼토마토 평점과 왓챠피디아 평점은 그냥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다만, 로튼토마토 지수상으로 팝콘이 엎질러지진 않았으니 일반 관객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공포물의 명가이자 독특하고 실험적인 장르물을 만들어내는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2020년 작인 이 영화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다.  초반부에서는 평범한 배틀로얄물 같다가, 중반부에서 마치 배틀로얄의 무대로부터 탈출하는 것 같은 전개가 이어지며 약간 루즈해지고, 후반부로 가서는 본격적인 블랙코미디가 된다.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보통 미디어에서 이뤄지는 풍자는 보수 수구 우파들에게 집중됨에 반해 이 영화에서는 좌파의 일반적인 특징들 - 형식적 PC주의, 위선적인 선민의식, 배타적인 채식주의 - 에 대한 풍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PC주의가 마치 비판될 수 없는 성역인 것처럼 흘러가는 최근의 매체 성향에서 벗어나 용기 있게 이를 풍자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줄 만하다.  

 

결국 영화는 스릴러로 시작해서 블랙 코미디로 끝난다.  SF와 공포, 로맨스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결합을 선도해 온 블룸하우스의 작품다운 영화였다.  블룸하우스제 답게 러닝타임도 100분을 넘기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한편으로는 전반부의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와 후반부의 질감이 너무 달라서 다른 영화 두 편을 이어 붙힌 듯한 느낌이 나는 것은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요소다.  이 부분은 <해피데스데이>나 <업그레이드>에서도 느껴지는 문제점인데, 어떤 사람들은 기발한 반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급격한 장르의 전환이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다양한 장르의 접합(주로 공포와 다른 장르)를 시도하는 블룸하우스의 고질적인 문제 같다. 

 

블랙 코미디의 팬 대상 점수는 ★★★.  영화의 질감이 초반부와 후반부가 너무 달라 결코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라고는 못하겠지만, 나름 나쁘지 않은 시도를 보여준다.

배틀로얄물을 선호하는 관객 대상 점수는 ★★☆. 이 영화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배틀로얄물은 아니다. 만일 제목과 포스터에서 헝거게임 같은 피사냥감들의 반란 같은 통쾌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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