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에놀라 홈즈2> 줄거리, (스포포함)결말, 쿠키, 후기 - 조금은 더 탐정물다워진 탐정물

 

셜록 홈즈에게 천방지축이지만 역시 뛰어난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지닌 여동생이 있다면? 이라는 흥미로운 질문에서 시작하는 영화 시리즈, 에놀라 홈즈의 2편이 얼마 전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지난 이야기가 정작 탐정으로서의 에놀라 홈즈보다는 독립된 여성으로서 홀로서기를 향해 나아가는 에놀라 홈즈를 다루는 페미니즘적 서사를 다뤄 탐정 영화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조금 아쉽게 했다면, 이번 편에서 그녀는 과연 진정한 탐정으로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전작에 이어 에놀라 홈즈 역을 맡은 밀리 바비 브라운은 물론 셜록 홈즈 역의 헨리 카빌, 튜크스베리 자작 역의 루이스 패트리지, 어머니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등이 모두 다시 출연하고, 다만 마이크로프트 역의 샘 크래플린은 등장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2 줄거리

전편의 사건 이후 독립 탐정사무소를 열었지만 파리만 날리고 있는 에놀라(밀리 바비 브라운 분)의 사무실.  

그렇게 사무소를 정리하려고 하는 찰나, 한 꼬마 아이가 실종된 자기의 언니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해 온다.

실종되었다는 언니의 이름은 사라.  그녀는 동생 그리고 친구인 메이와 함께 성냥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한다.

사건의 냄새를 맡은 에놀라는 사라의 행적을 추적하다가 그녀가 성냥공장 외에도 술집에서 댄서로 투잡을 뛰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메이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 등을 밝혀낸다.

그러나 사건을 따라 가는 그녀의 앞에 사라의 실종과 관계된 각종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게 되는데..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2 결말

 

스포를 포함한 결말

그녀는 사라의 서랍에서 찾은 연애편지에 숨겨진 암호를 해독해 암호가 가리키는 장소로 향하지만, 그 곳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싸늘한 메이의 주검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어떻게 알았는지 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괴팍한 그레일 경감(데이빗 듈리스 분)은 그녀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에놀라는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다. 

간신히 셜록의 집으로 도망친 에놀라.  그리고 그녀는 셜록 역시 최근 한 사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셜록이 맡은 사건은 한 정부기관의 횡령 사건이었고, 횡령된 자금이 이리저리 언뜻 봐서는 관계없는 계좌끼리 옮겨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파악했으나 그 일련의 계좌이체가 무엇인지는 파악하지 못한다.

한편 에놀라는 메이를 죽이고 사라를 위협하는 것이 사라의 비밀 애인이었던 성냥공장의 아들 윌리엄 라이언이라고 생각하고 그가 주최하는 무도회에 참석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기 전에 경찰에 붙들리고 만다.

이후 셜록은 그녀를 꺼내오기 위해 과격 반정부조직의 일원인 이디스 그리고 그의 어머니 유도리아(헬레나 본햄 카터 분)에게 에놀라를 탈옥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에놀라는 탈옥해서 튜크스베리 자작 그리고 셜록을 만난 후 윌리엄 라이언에게 찾아가지만 그 역시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후였다.

 

알고 보니, 윌리엄은 정말 사라를 사랑했고, 그들은 윌리엄의 아버지인 성냥공장 사장 헨리가 몸에 좋지 않은 싸구려 재료로 성냥을 만들면서 노동자를 병들게 하고 있지만 이를 모른척하고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를 고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또한, 재경부 대신인 맥킨타이어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헨리의 비리를 눈감아 주고 있었다.

모든 사정을 알게 된 일행은 그들의 비리 증거를 모은 문서를 숨겨둔 극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사라를 만나지만, 이내 들이닥친 맥킨타이어와 그의 수하인 비리경찰 그레일 경감에 의해 위기에 몰린다.

그러나 결국 에놀라의 재치로 위기를 탈출한 일행.  그리고 이 모든 살인사건을 벌인 것이 사실은 맥킨타이어가 아니라 뒤에서 그를 교묘하게 조종해 온 맥킨타이어의 비서 미라 트로이(샤론 던컨 브루스터 분)라는 것을 알게 된다. 

 

미라 트로이는 사실 셜록이 추적해 오던 정부기관 자금 횡령의 범인이기도 했다. 그녀가 계좌이체 수법을 통해 셜록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그녀가 사용한 이름은 바로 모리아티(Moriaty).  즉, Mira Troy는 모리아티의 애너그램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 체포당하고, 에놀라는 튜크스베리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한다.

 

에놀라 홈즈2에는 특이하게도 엔딩 장면이 나온 직후 쿠키가 1개 있다. 셜록 홈즈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장면이고, 아마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도 나올 법한 캐릭터니 꼭 봐두자!

 

에놀라 홈즈2 후기, 평점

 

* 에놀라 홈즈 결말에 대한 일부 스포 포함

 

일전 에놀라 홈즈 1편을 보면서, 페미니즘 드라마로는 나쁘지 않지만 탐정물 내지 추리물로서는 약간 애매하다는 감상평을 적은 적이 있다.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줄거리, 결말, 리뷰(스포 포함)

 

이미 1편에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의 홀로서기라는 주제를 충분히 전달해서인지, 다행히 2편에서는 에놀라의 홀로서기라는 주제가 많이 희석되고 대신 셜록의 수사와도 교차하는 실종 사건의 서술에 영화는 좀더 중점을 둔다.

 

그리고 영화는 1편에서의 메시지를 보충하는 독특한 시도를 한다.  1편에서 어머니 유도리아는 에놀라가 홀로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녀의 이름을 에놀라(Enola - Alone의 애너그램)라고 짓고, 실제로 그녀는 유도리아와 셜록의 도움으로 1편에서 자립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번 2편에서 유도리아는 아무래도 자신이 에놀라에게 지나치게 홀로서기를 강조한 것 같다면서, 살아가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고 충고해 준다. 

그리고 그렇게 에놀라는 셜록과 튜크스베리 등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는 데 성공한다.  단순한 홀로서기가 아니라, 타인과 함께 홀로서기라는 경지에 한 발 더 가까이 가게 된 것이다.  

 

영화 속 빌런 모리아티의 존재도 눈길을 끈다. 원작과 달리 (그리고 PC/페미니즘 영화답게)모리아티는 흑인이자 여성으로 그려지며, 자신을 자신의 상관보다 훨씬 유능한데도 흑인 여성이어서 인정받지 못한 천재라고 소개한다.  즉, 원작의 모리아티와 달리 에놀라 홈즈2의 모리아티의 범죄 동기는 '인정욕구'이다. 

 

다만 이는 매력적인 악역 모리아티에 대한 불필요한 사족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모리아티는 '흑인 여성이라 천대 받아서 흑화했다'라는 PC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캐릭터가 도구적으로 사용되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영화 속 모리아티는 잔혹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기 때문에, 모리아티가 흑인여성으로서 받아온 부당한 대우를 구구절절 설명해 봤자 미친 놈의 핑계라 별 설득력이 없다.  그 장면을 보고, "아, 모리아티가 흑인 여성으로 불공평한 삶을 살아와서 저렇게 되었구나. 저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인종/성별의 차별을 철폐해야겠다"라고 생각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먹힐 리도 없는 메시지를 위해 굳이 이미 완성된 캐릭터에 덜떨어진 각주를 붙힌 셈이다.

 

영화는 추리적 요소를 강화하고, 에놀라 외의 주변인물에 대한 서사를 강화함으로써 1편에서 비판 받았던 지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한 점이 엿보이긴 한다.   그러나 에놀라가 제4의 벽을 뚫고 관객에게 방백 형태로 말을 거는 연출은 여전한데, 솔직히 몰입감을 상당히 해치는 요소인 데다가 방백인지 극중 대사인지 헷갈리는 것도 동일한데 왜 이 요소를 굳이 계속 도입하는지 의문이다.  

 

나의 에놀라 홈즈2에 대한 평점은 ★★☆.  전편보다는 서사적인 면에서 약간 나아졌지만, 에놀라의 방백 등 거슬리는 연출은 여전하고, 추리물 내지 탐정물로서는 여전히 긴장감과 반전에서 주는 충격이 약한 편이다.  물론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소녀 모험 활극 정도로 이해한다면 나쁘지 않은 영화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