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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줄거리, 결말, 리뷰(스포 포함)

by Doolim 2022. 11. 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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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와 마이크로프트 홈즈 형제는 아마 창작물 역사상 가장 유명한 형제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그 유명도는 대부분 동생 셜록 홈즈에서 기인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형제에게 동생, 그것도 여동생이 있다면? 그 괴팍하고 신랄한 셜록 홈즈 역시 '여동생 바보'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시작하는 이야기, <에놀라 홈즈>는 <기묘한 이야기>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이 주인공 에놀라 역을 맡고, 근육빵빵 슈퍼맨으로 관객에게 익숙한 헨리 카빌이 뇌섹남 셜록 홈즈 역을 맡으면서 한층 더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줄거리 개요

 

홈즈 형제의 막내인 에놀라 홈즈(밀리 바비 브라운 분)는 어머니 유도리아(헬레나 본햄 카터 분)와 함께, 셜록과 마이크로프트가 이미 장성해 떠난 집에서 살고 있다.

그곳에서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독서, 과학실험하는 방법은 물론 암호를 푸는 방법 등을 배우며 활발하고 다재다능한 소녀로 자라난다.

그런데 그녀가 16번째 생일을 맞던 날, 어머니는 갑자기 집에서 사라진다.  

그 대신 얼굴도 거의 잊을 정도로 오랜 시간 집을 떠나있던 오빠 셜록 홈즈(헨리 카빌 분)와 마이크로프트 홈즈(샘 크래플린 분)가 집에 돌아오고, 마이크로프트는 다짜고짜 왈가닥인 그녀를 숙녀로 만들어 시집 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며 그녀를 기숙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이에 에놀라는 어머니가 분명 사라지기 전 메시지를 남겼을 거라고 확신하고, 마침내 어머니가 남겨둔 첫번째 힌트를 풀어낸다.

이제 에놀라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무작정 런던으로 향한다.



 

에놀라 홈즈 결말

 


주의: 이하는 에놀라 홈즈의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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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는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서 정체불명의 악당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는 한 소년을 구해주게 되고, 그는 자신을 튜크스베리 자작(루이 파트리지 분)이라고 소개한다.

둘은 런던까지 동행하다 런던에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되고, 에놀라는 어머니의 단서를 쫓아 시내의 한 비밀기지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에놀라는 사실 어머니가 평민들에게도 선거권을 확대하는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폭탄테러를 준비 중인 혁명가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에놀라는 마이크로프트에게 잡혀 기숙학교로 보내지지만, 튜크스베리 자작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탈출한다.  튜크스베리 자작 역시 지체 높은 귀족 가문의 아들이지만 답답한 집안에서 뛰쳐나와 런던의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중이었다.

이후 에놀라는 셜록의 귀띔을 받아가며 튜크스베리를 노리는 것이 사실 개혁파인 그가 상원의회에 출석해 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것을 막으려는 튜크스베리 집안의 어른들, 특히 삼촌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추리해낸다.

그렇게 둘은 튜크스베리 저택으로 돌아오고,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암살자와 싸워 간신히 그를 제압한다.

그리고 그 후 나타난 흑막의 정체는 삼촌이 아니라 바로 다름아닌 튜크스베리 자작의 할머니였다.  그녀 역시 완고한 보수주의자로서 그가 죽으면 그보다 보수적인 삼촌이 자작직을 이어받게 되니, 의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믿은 것.

 튜크스베리 자작의 기지로 할머니를 제압한 둘. 

둘 다 마침내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찾게 되며, 에놀라는 그녀를 찾아온 어머니와 재회한다.  어머니는 그녀를 깊이 사랑했지만 동시에 '혁명가'로서의 자신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아쉽게도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다시 길을 떠난다.

에놀라는 집에서 나와 탐정으로 활약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려는 꿈에 부풀게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에놀라 홈즈 후기, 평점

 

 

일부 <에놀라 홈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딸 밀리 바비 브라운이 창작물 역사상 가장 이름 높은 탐정의 여동생이 된다! 이 문구만으로도 사실 사람들의 주목을 불러일으키기는 충분할 것이다.

영화는 실제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가상의 인물(뭐 물론 셜록이나 마이크로프트도 가상의 인물이긴 하다만...), 에놀라 홈즈 그리고 홈즈 남매의 어머니의 존재를 조명하며, 스스로의 길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에놀라의 모습을 통해 가부장적 남자들의 도움과 지원 없이도 꿋꿋이 자신의 목표를 이뤄가는 자립적인 여성상을 이야기한다.

이렇듯 페미니즘이 다루는 주제 중 가장 근원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다행히 이 영화는 어설프게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다른 영화들보다는 많은 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1차원적인 페미니즘을 훈계하는 영화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면, (1) 생물학적 남성 모두의 지위고하, 노소를 불문하고 전부 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타도'의 대상으로 삼거나, (2) 결국 상호 협력하고 도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남녀의 필연적 생리를 무시하고, 위와 같은 의문이 들 때마다 두루뭉술하게 대답을 회피하거나 논지를 흐리는 시도밖에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하고 평면적인 페미니즘적 연출을 즐겨 사용하는 폴 페이그의 영화 대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선과 악의 학교> 후기, 평점 - 폴 페이그와 1차원적 페미니즘

넷플릭스 오리지널 <선과 악의 학교>의 줄거리, 결말 등에 관한 정보는 여기로: 줄거리, 결말, 원작" data-og-description="폴 페이그 감독의 신작 선과 악의 학교가 얼마 전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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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해 넷플릭스의 에놀라 홈즈는 플랫폼이자 제작사인 넷플릭스의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많은 면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를 공평하게 다루려고 노력한다.  

 

대표적으로, 영화는 영화의 주요 남성 배역 3명에게 각기 다른 역할을 부여한다. 

첫 번째는 완고하고 보수적인 남성을 대표하는 마이크로프트다.  그는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하며, 여성은 남성의 지원과 인도가 필요하다고 하는 소위 의도는 좋지만 구시대적인 남성이다.  

두 번째는 여성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그녀들을 존중하려는 의지를 보이고자 하는 일반적인 남성을 대표하는 셜록 홈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형인 마이크로프트와 비슷하게 '여성은 이래야 한다'라는 생각에 빠져 있지만, 에놀라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여성을 단순히 남성의 종속적 존재가 아닌 독립적이고 존중 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세 번째는 원래부터 여성에 대한 편견이 없고, 귀족인지 여부는 물론 남녀 간에도 평등한 지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믿는 여성친화적인 남성을 대표하는 튜크스베리 자작이다.  그는 영화 속 남성들 중 정치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인물이며, '남성'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거리감을 두는 에놀라가 유일하게 대놓고 호감을 갖는 인물이다.

이렇듯 영화 <에놀라 홈즈>는 일단 남성들을 평면적이고 밋밋한 '악당'의 범주에 몰아넣는 대신, 여성 나아가 젠더 이슈에 대해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가진 남성들을 소개하며 영화에 보다 현실감을 가져다 준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이라는 아주 원론적인 페미니즘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한국의 현대 프로문학이나 근래 1차원적 페미니즘을 설파하는 영화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콘텐츠를 경직적인 프로파간다로 만들어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트리는 대신 '남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현실적인 다양한 관점을 부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부감을 상쇄시킨 것이다. 

또한, 페미니즘이 기존의 사회질서에 저항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제시한 '탈코르셋'이 오히려 하나의 도그마가 되어 버림에 따라 왜 페미니즘을 지지하려면 예쁘게 치장해서는 안 되고 무조건 탈코르셋을 해야만 하느냐라는 불평을 의식해서인지, 영화는 에놀라의 입을 통해 '자발적으로 필요를 위해 코르셋을 입는 것은 압제의 상징이 아니다'라며 명쾌하게 결론짓는다.  결국 어떤 특정한 형식이나 프로파간다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고집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극복하고자 하는 구태 사회질서와 마찬가지로 낡고 경직된 사고라는 것이다.

 

심지어 영화의 흑막 중 하나가 남성성으로 무장한 구시대적 남성이 아니라 오히려 지배적인 남성성(=보수적이고 불평등한 기존 사회제도)에 복종하는 여성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페미니즘의 투쟁의 대상이 단순히 생물학적 남성이 아니라 남성이 상징하는 남성성, 그리고 그것이 제도화된 가부장적 사회질서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많은 페미니즘 영화들은 마치 남성이라는 생물 자체가 타도와 배척의 대상인 것처럼 대단히 평면적이고 수준 낮은 접근을 보여줬다면, 적어도 이 영화는 그런 피상적인 차원의 접근은 자제했다는 점에서 인정 받을 만하다. 

 

다만, 이 영화 역시 최근의 페미니즘을 다룬 영화들이 빠지곤 했던 함정 중 하나인 '과연 남성의 도움이 전혀 없이 스스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것이 성립 가능한가?'라는 의문에 완전한 답변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는 독립적인 여성을 노래하면서 그 독립적인 여성이 입에 풀칠은 할 수 있게 해주는 남성의 필요성 내지 중요성을 완전히 부정하거나 깎아내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영화는 끊임없이 에놀라를 통제하고 훈육하려고 드는 마이크로프트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를 악마화하는 대신 그 역시 에놀라를 아끼지만 그저 새로운 사회질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 뿐인 구시대적 남성이라는 인상을 꾸준히 심어준다.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마이크로프트, 셜록 그리고 튜크스베리가 각각 대표하는 남성의 시선들 중 어떤 것들은 여성에게 조금 더 우호적일수는 있을지언정 어느 한 시선이 매우 악의적이라거나 사회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인상을 받기는 어렵게 된다.

 

이러한 메시지의 전달 측면에서 영화는 분명 다른 페미니즘 소재의 영화들보다 세련된 접근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실 개연성이나 연출 측면에서 영화는 그다지 매끄럽지는 못하다. 

 

<에놀라 홈즈>는 어머니가 남긴 암호를 찾아가는 유사 추리극의 성격을 띠고 있으면서도 암호는 대부분 애너그램(anagram, 단어의 철자를 이리저리 조합해 다른 단어를 구성하는 것) 의 반복이고, 그마저도 딱히 시청자로서는 따라가기 어려운 형태로 제시된다.  중간중간 갑자기 에놀라가 제4의 벽을 뚫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연출도 가끔 극 중의 대사인지 아니면 방백인지 혼란스럽다.   에놀라 홈즈가 워낙 다재다능한 캐릭터라 오히려 영화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나, 영화 내내 균형적인 시각에서 페미니즘을 다루면서도 다짜고짜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적의를 표출하는 이디스라는 캐릭터 연출 역시 다소 아쉽다.  

 

다만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유치하고 편면적인 편가르기식 페미니즘을 떠들어 대며 페미니즘을 질 낮은 영화의 변명으로나 쓰려고 하는 다른 수많은 영화들에 비해 확실히 세련된 형태로 페미니즘이라는 어려운 주제에 도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의 에놀라 홈즈에 대한 별점은 ★★☆.   곧 2편이 공개될 예정인데, 개인적으로 2편은 페미니즘 색을 빼고 영화의 재미에 좀더 치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놀라 홈즈에 관한 흥미로운 여담, 원작 관련 이야기들은 여기로: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원작, 흥미로운 여담,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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