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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한번배우면 평생써먹는 사무직실무가이드

[계약 실무 가이드] 회사의 계약 담당자가 된다는 것

by Doolim 2022. 7. 2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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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든 실무는 처음 하면 다 어렵다

 

 

학교를 나와서 처음 사회생활이라는 걸 시작하게 되면 다음 두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1. 내 직장은 대부분 내 전공과 별 상관이 없다.
2. 내 전공과 상관이 있더라도, 내가 학교에서 배운 건 내가 직장에서 할 일과 별 상관이 없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직장에서 일을 시작할 때 느끼곤 하는 곤혹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 중 내가 각종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담당자가 되었을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학교에서는 대개 나에게 어떻게 계약서를 읽는 것인지, 계약서를 체결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계약 과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는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은 경우 사람들에게 '계약'은 '법률'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뭔가 알고 있으면 좋긴 한데 내가 굳이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고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지만 사회를 굴리고 있는 그 무엇" 정도로만 다가올 것이다.

 

뭐 내가 그걸 알아야 됨? 계약 없이 나는 몇십 년 동안 잘 살아왔는데ㅋㅋㅋ

 

물론 사람들은 평상시에 살면서 계약이라는 걸 인지하고 살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방을 구할 때는 물론, 하다못해 자판기에서 음료를 사고 온라인쇼핑에서 물건을 살 때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는 계약을 한다.  

 

즉, 계약은 결국 사람들간의 약속을 조금 더 엄격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온라인 쇼핑을 하긴 위한 클릭을 할 때, 그 페이지에는 "내가 돈을 줄게 너는 나에게 이 상품을 줘" 내지는 "내가 회원가입을 할 테니 너는 이런 서비스를 내게 제공해 줘"라는 조건들이 모두 녹아있는 것이다.

 

회사의 계약 담당자가 된다는 것

 

이렇듯 많은 경우 사람들은 계약과 자신이 아주 먼 사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사이에 계약이 녹아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이다(사실 굳이 인식할 필요는 없다).  

 

그런 와중에 회사에 출근했는데, 갑자기 나에게 이런저런 계약서를 검토하라고 한다.  그건 회사의 일상적인 영업을 위한 판매계약일 수도 있고, 단순한 약관(정수기 렌탈 약관이라든가)일 수도 있으며, 복잡한 투자계약서일 수도 있다.

나도 이게 뭔지 다 모른다고ㅠㅠ

그리고 이런 계약서에는 항상 상대방이 있다.  상대방은 어떠한 이유로 회사와 모종의 거래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물론 나는 어떻게든 거래를 성사시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경우 (지금 계약서 앞에 떨고 있는 나와 마찬가지로)상대방도 본인이 계약서를 들이밀면서도 그 내용이나 효과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라면 내가 계약을 좀 서툴게 진행하고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해도 상대방 역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 회사에는 뛰어난 법무팀이 있거나, 여유가 있어 외부 자문 법무법인을 활용해 계약서를 검토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은 당신이 이메일이나 계약서에 남겨 둔 말도 안 되는 코멘트, 부족한 매너, 미숙한 처리를 보며 당신을 비웃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그런 당신에게 계약서 체결 업무를 일임한 당신의 회사를 우습게 볼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영업활동을 다니는 영업사원들 또는 항상 기자를 마주하는 기획, 홍보실의 사람들만이 회사의 얼굴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점차 회사들의 법무 역량이 성장하면서, 과연 한 회사가 계약 체결이라는 중대한 업무를 어떻게 다루고, 그 업무를 다루는 직원의 역량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역시 그 회사의 실력을 판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즉, 회사의 계약서를 다루는 당신 역시 회사의 얼굴이며, 대외적으로 회사의 역량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전제에서, 대형 로펌과 사내 법무팀에서 근무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포스트에서는 기업의 계약 담당자로서 숙지해야 할 비즈니스 매너들과 간단한 계약서 검토 요령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오늘도 고생하는 수많은 기업 법무팀과 계약 담당자들에게 이 포스트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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