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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 여성들의 유대도 좋지만

by Doolim 2021. 11. 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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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얼마전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지만 개봉했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사라진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다. 무려 <닥터후>와 <어벤저스>로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물론 대부분의 관객들은 어벤저스의 네뷸라가 이 영화에서의 길쭉길쭉한 장신 미녀 카렌 길런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만) 카렌 길런이 주연을 맡은 액션영화다.

신나는 B급 액션!...?

트레일러나 스틸샷을 보았을 때 B급 영화의 냄새가 물씬 나고, 실제로도 그러한 액션을 지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렌 길런의 단독 액션 시퀀스의 경우 전통적인 마셜 아츠나 건카타 스타일의 액션 대신 주위의 다양한 소품을 사용하는 기발한 액션씬을 연구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난다. 다만 에밀리가 사만다를 용서하는 과정이나, '이모들'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선뜻 이해는 가지 않지만, 어차피 B급 액션의 금과옥조란 통쾌한 액션이지 촘촘한 이야기의 개연성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일단 액션신의 빈도가 아주 높지는 않다. 생각보다 드라마에 들이는 시간이 길고, 액션 시퀀스의 길이 자체도 길지 않다. 뭐 그건 이해할 수 있다. 모름지기 액션 영화에서는 길이 기억되는 액션 시퀀스 하나만 남아도 충분히 수작의 반열에 들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엘리베이터 격투씬, <신의 한 수>의 최후의 칼싸움, <킹스맨>에서의 성당 격투 시퀀스, <악녀>의 오토바이 추격 시퀀스 등 액션 영화의 일대기를 반추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시퀀스를 하나만 남길 수 있다면 다른 부분은 모두 잊혀지고 풍화되도 좋은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시 보아도 이 영화는 뭔가 이상하다. 기발한 액션 시퀀스는 많은데 재밌지가 않다. 카렌 길런이라는 장신의 배우(액션에서 팔다리 길어야 타격감이 좋고 시원한 액션이 가능한 건 거의 상식이다)가 액션을 하는데도, 뭔가 딱딱 합이 맞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나름 BGM에 맞춘 리드미컬한 액션은 꽤 있지만, '타격감'이 부족하다. 너무 합을 잘 맞춰서 때리기 바로바로 직전에 이미 상대방이 맞아주는 느낌이 드는 씬이 꽤 있다.

사실 전통적 마셜아츠가 아닌 소재를 활용한 액션을 주된 셀링포인트로 만든게 오히려 패착이 아닌가 싶다. 카렌 길런은 확실히 액션 배우로서 적합한 요소를 많이 갖춘 배우다. 그리고 어벤저스에서의 네뷸라나 <주만지>에서의 캐릭터에서도 볼 수 있듯 배우 자체가 몸치인 타입도 아닌데, 소재를 사용하는 액션을 주로 활용하면서 그 길쭉길쭉한 팔다리를 시원하게 내던지는 액션을 보여줄 씬이 많이 줄어들었다.

개인적으로 액션의 궁극적 쾌감은 '보는 내가 다 아프게' 느끼게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옹박>이 거의 스토리랄 게 없는 직선적인 서사임에도 센세이셔널한 유행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생각해 보라.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보는 내가 아프지 않다는 데 있다. 내가 피튀기는 액션을 너무 많이 봐서 교감신경이 무뎌진 게 아닌가? 라고 하기에는 최근에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 본드의 맨몸 액션을 볼 때 움찔움찔했기 때문에 그건 아닌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지나치게 딱 떨어지는 듯한 합 때문에 상대방이 맞을 때도 뭔가 상쾌한 느낌이 2% 부족한 느낌이다. 마지막 식당 결투씬도 건카타라기엔 애매한 느낌이다. 영화 내내 전반적으로, 뭔가 폭풍같은 폭력과 살육이 벌어져야 하는데 당해 주는 상대방의 수가 너무 적다(!). '오 좋아 이제 슬슬 무쌍 찍겠는데?' 싶을 때마다 시동이 탁탁 꺼진다. 이래서는 좋은 액션 영화일 수가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모들'의 태도 변화나 에밀리의 감정 변화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도 아니다. 여성들의 연대라는 주제의식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위 두 가지 가장 중요한 감정 변화선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왜 그들이 '연대해야 하는지' 설명이 되지 않고, 따라서 페미니즘 영화도 아니다. 그냥 여자들이 몰려다닌다고 페미니즘 영화는 아닌 것이다.

총평

이 영화는 그 주제가 뭔진 잘 모르겠는데 주제 전달에도 실패했고, 훌륭한 액션 영화도 아니고, 몇 가지 흥미로운 액션 시퀀스는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괜찮은 배우들에 괜찮은 소재였는데 영화가 낭비해 버렸다. (그런데 사실 얼마 전 본 넷플릭스 영화 <케이트>도 거의 유사한 소재를 다뤘고, 국내 영화 <언니>의 소재도 비슷하기 때문에 사실 이제 이런 종류의 여성 영화가 또 뭐 엄청 신박한 소재도 아니다)

 

일반관객 대상 추천지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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